대형마트 3사 ‘家電 혈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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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매출 줄어드는데 가전만 잘 팔리자 매장 강화

‘불황 속 알토란’으로 떠오른 가전 부문을 놓고 대형마트들 사이에서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가전 분야는 각종 규제와 소비 침체로 대형마트들의 전체 매출이 떨어지는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매출 증가세를 보이는 부문이다. 주요 대형마트들은 가전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1∼6월) 실적으로만 따지면 이마트의 우세라고 평가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이마트의 가전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늘었다. 이는 전체 매출이 6.4%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가전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 3.8% 증가했다.

이마트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가전매장에 프리미엄 가전을 구비해 ‘대형마트=저렴한 가전을 파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깨뜨린 것이다. 이마트는 올해 경기 용인시 죽전점과 서울 월계점 성수점, 부산 해운대점 등 주요 10개 점포의 가전매장을 확대 개편해 330m²(약 100평) 안팎의 ‘프리미엄 디지털 매장’으로 전환했다. 특히 애플과의 직거래를 통해 아이패드와 맥북 등의 제품을 갖춘 것이 고객들에게 상당히 어필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지윤 이마트 디지털가전 카테고리 팀장은 “매장을 고객들이 전문 상담원의 설명을 들으며 프리미엄 제품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며 “하반기에도 디지털 가전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의 또 다른 약진 원인으로는 좋은 품질과 기존 상품 대비 20∼40% 저렴한 가격의 자체브랜드 제품을 개발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마트와 중견기업 NUC가 함께 개발한 ‘러빙홈 원액기’는 매월 1000개 가까이 팔려 업계 1위인 휴롬(월평균 200∼300대) 매출의 5배를 거뒀다. 이마트와 동양매직이 개발한 빙수기는 1만 대가 ‘완판’되기도 했다. 김홍극 이마트 가전문화 총괄담당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중견기업과 협업해 더욱 다양한 가전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롯데마트도 회심의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대의 가전 양판점인 하이마트를 인수한 롯데마트는 서울 송파구 잠실점(6월 28일)과 서울 구로구 구로점(7월 18일)의 가전 전문매장의 간판을 잇달아 ‘하이마트’로 바꿔달았다. 기존의 하이마트는 주차장이 갖춰진 별도의 건물이었던 반면 대형마트 내 하이마트는 접근성이 훨씬 좋아진 ‘숍인숍’(매장 내 매장) 형태다. 게다가 하이마트의 구매 협상력을 토대로 기존 대형마트에서 취급하기 어려웠던 프리미엄 TV 및 가전 등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김보현 롯데마트 가전팀장은 “하이마트의 대량 구매력 덕택에 소비자들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롯데마트와 하이마트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역시 올해 매장 내 가전 품목 수를 지난해보다 많게는 2배 가까이로 늘리는 등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 특히 ‘싱글족’이 늘어나는 데에 착안해 이들을 위한 가전 판매대를 별도로 마련하는 등 차별화에 나섰다. 싱글용 가전 판매대에서는 라면 조리용 포트와 1인용 밥솥, 토스터, 샌드위치 제조기, 미니 세탁기, 50L짜리 소형 냉장고 등을 한데 모아 팔고 있다. 정재원 홈플러스 생활가전팀 바이어는 “해외에서 제품 조달을 확대하는 등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전제품은 단가가 높은 데다 마트에서 판매되는 상품군이 아직은 적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대형마트가 백화점처럼 여러 제품을 판매하는 방향으로 기능이 바뀌면서 대형마트들의 가전 강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대형마트#매장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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