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하반기 3% 성장 장담하는데 민간은 “회복 더뎌 2.6%에 그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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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석유화학-전자도 불투명”

하반기(7∼12월)에도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계속돼 올해 경제성장률이 2.6%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하반기에는 3%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며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화재보험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2.6%의 더딘 회복세를 보여 2년 연속 2%에 못 미치는 성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원장은 이어 “민간의 경기 대응 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경기침체 장기화를 극복할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추가 금리 인하, 추경예산의 조속한 집행 등의 구체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미나 참가자들은 글로벌 경제도 저성장을 이어 갈 것으로 예측했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미국의 정부지출 강제 삭감 조기 시행, 중국 내수시장 성장 지연,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 부작용 등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장기적으로 엔화 약세, 원화 강세 추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무역수지는 양호한 편이지만 엔화 약세에 따른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세미나 발표자들은 주력 산업들의 하반기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다고 봤다. 가장 어두운 업종은 석유화학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저가 셰일가스 개발에 나서면서 미국 석유화학업체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고 유가 하락으로 원료 생산업체들의 수익성도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 철강, 건설, 전자 등도 전망이 좋지 않다. 건설은 2011년 발주된 물량이 아직 시장에 풀리지 않아 4분기(10∼12월) 해양생산설비 등의 발주가 시작돼야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철강 역시 건설, 조선 등 연계 산업이 살아나지 않는 한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착시효과’ 때문에 고속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는 전자산업도 올해 전망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기업들은 엔화 약세,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등 불확실성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는 하반기 경기를 활성화하려면 ‘기업 살리기’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은 기업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채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기업 활동이 더욱 위축돼 하반기 경제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 부총리는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정부가 벤처 지원 대책, 일자리 로드맵, 창조경제 실천 계획 등 경제 활성화 대책으로 가라앉은 경제 분위기를 되살린다면 하반기에는 3%대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경제전망#전경련#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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