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워크아웃 극적 타결 분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민은행 격론 끝 ‘동의’ 결정… 신한은행은 13일 최종 방침 정해
둘중 한곳이라도 반대하면 부결, 내부 반대 기류도 있어… 귀추 주목

암초에 부딪혔던 쌍용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절차) 개시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회의를 열어 쌍용건설 워크아웃 동의 여부를 논의했다. 장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동의하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도 13일 여신심사위원회를 열어 워크아웃에 대한 최종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도 워크아웃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하나은행, 서울보증보험은 ‘다른 은행이 워크아웃 개시에 찬성하면 동의서를 제출하겠다’는 조건부 동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의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75%가 찬성해야 개시된다. 이미 동의서를 제출했거나 조건부 찬성 의사를 밝힌 채권단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국민과 신한 둘 중 한 곳이 찬성하지 않으면 워크아웃은 부결되는 구조다.

13일 신한은행이 워크아웃에 동의하는 쪽으로 의견을 보내오면 쌍용건설에는 워크아웃에 따른 긴급 자금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 채권단 내에서는 여전히 쌍용건설의 회생 가능성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모두 명확히 의견을 보내온 것이 아니어서 막판에 부결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쌍용건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워크아웃 개시 여부와 관련해 14일까지 의견을 보내오지 않으면 워크아웃 부결로 통보하겠다고 은행들에 알린 상태다. 금융 당국도 쌍용건설의 법정관리 행을 막기 위해 채권단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쌍용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계속 (채권단과) 의견 조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 채권단은 3월 워크아웃을 결정하면서 추가 자금 지원 여부는 3개월간 실사(實査)를 진행한 뒤 논의하기로 했다. 실사 결과는 기업을 청산하지 않고 존속시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채권단은 건설업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추가 지원을 망설여 왔다.

워크아웃 개시가 확정되면 채권단은 쌍용건설에 1070억 원의 출자전환과 4450억 원의 신규 자금 지원을 하게 된다. 출자전환은 금융회사가 기업에 빌려준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기업의 부채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또 이달 말까지 유예됐던 상장 폐지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한편 채권단의 워크아웃 결정이 지연되면서 쌍용건설은 최근 해외 프로젝트 수주 기회를 놓쳤다. 수주 가능성이 높던 2억 달러(약 2220억 원) 규모의 싱가포르 C복합건축 프로젝트가 현지 경쟁 업체에 돌아갔다.

쌍용건설은 12일 출자전환에 따른 부채 상환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 산업은행 등 출자전환에 동의한 채권단에 대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쌍용건설#워크아웃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