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장복만 동원개발 회장 “남의 돈 안 쓰는 게 생존+성장 비결”

  • Array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부동산경기 침체의 골이 깊다. 꽤 큰 건설업체도 아파트 미분양에 발목이 잡혀 잇따라 쓰러지고 있다. 특히 주택 전문건설업체의 어려움이 심각하다. 위험이 큰 주택사업의 특성 탓에 국내에선 주택업체 가운데 장수기업이 나오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걸 감안하면 동원개발은 별난 회사다. 부산에서 시작해 수도권으로 사업영역을 넓혔고 주택 전문업체로 37년째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사진)은 “남의 돈 쓰지 않는 게 생존과 성장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아파트를 지을 때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이용하지 않는다. 자체 자금으로 땅을 사고 아파트를 짓는다. 대부분 업체들이 땅값과 건축비를 은행에서 PF 방식으로 빌린다. 이 때문에 미분양이 생기면 PF 이자에 짓눌려 도산하곤 한다. 장 회장은 “남의 돈(은행 대출금)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며 “자체 자금으로 내실을 다진 덕분에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1975년 부산지역 주택건설 면허 1호로 설립됐다. 그동안 부산 경남에서만 아파트 3만414채를 공급했다. 동원개발은 1993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수서지구에 가람아파트 496채를 선보이면서 수도권에 진출했다.

장 회장은 “상품은 결국 소비자가 알아본다”고 말했다. 지방 건설업체가 서울 등 수도권에서 분양에 성공한 배경은 상품이 좋았다는 뜻이다. 이 회사가 2003년 공급한 경기 용인시 ‘죽전 동원 로얄듀크’는 약 50 대 1의 경쟁률로 분양됐고 거액의 웃돈이 붙기도 했다.

이 회사는 땅을 잘 고르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장 회장은 “인기 있는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주로 아파트를 짓는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이익이 적더라도 미분양은 없어야 한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동원개발은 2013년 상반기(1∼6월) 용인 역북신도시와 경기 하남신도시에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사업이 마무리되면 현재 63위인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50위권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은 사회 기여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12년 전 폐교 위기의 경남 통영시 동원중고교를 맡아 명문학교로 키워냈다. 장 회장은 개인재산 485억 원을 들여 이 학교를 개축해 지난달 준공식을 열었다. 국가유공자의 노후주택 무료 개보수, 적십자사 기부, 경남지역 저소득층 지원 등도 20여 년 동안 지속했다. 장 회장은 “기업만 배부르면 안 된다”며 “사회에 보답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