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Champion]‘디엠씨’ 박효찬 대표 “젊음, 그 자체가 브랜드… 창업 일찍 시작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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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작기계 전문 ‘디엠씨’ 박효찬 대표

“일찍 시작해야 다시 일어설 기회가 많죠.”

휴대전화, 자동차부품 생산에 필요한 기계를 만드는 공작기계 전문업체 디엠씨의 박효찬 대표(54·사진)는 20대의 창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7세인 1985년 경남 창원시(옛 마산)에 철공소를 차리며 창업을 한 박 대표는 “젊음 그 자체가 열정과 참신함을 보여주는 브랜드”라며 “제조업계에도 젊은 최고경영자(CEO)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박 대표는 공고를 졸업한 뒤 바로 공장에 취업했다. 평생직장으로 삼겠다는 처음의 의지가 꺾인 것은 현장직과 사무직에 대한 차별대우 때문이었다. 당시 야간대학에서 기계공학을 배웠던 박 대표는 현장과 학교에서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퇴직금으로 받은 200만 원이 가진 것의 전부였지만 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도전했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에는 자본이 없어 간단한 납땜과 수리만 하는 정도였다. 박 대표는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이든 된다고 답하는 ‘예스맨’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공장 기계는 물론이고 이웃집의 대문 수리까지 가리지 않고 맡았다. 박 대표는 “다양한 기계를 수리하다 보니 중요한 것은 수리가 아니라 제작인 것을 깨달았다”며 “1992년 회사를 세우며 본격적으로 기계제작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큰 꿈을 안고 사업을 확장했지만 기계제작업계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박 대표에게 일감을 주는 곳은 많지 않았다. 박 대표는 자체 기계를 생산 및 판매하는 대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거래처를 확보했다. 기계 외에도 스티어링휠 구조물 등 간단한 자동차부품을 직접 만들며 사업 분야를 다각화했다.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박 대표는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OEM도 좋지만 내 이름을 건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다”고 말했다. 때맞춰 같은 업계에 있던 대구중공업이 부도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접한 박 대표는 2004년 이를 인수하며 자체 브랜드 생산에 나섰다. 박 대표는 “당시 대구중공업의 절반 규모밖에 안 되던 우리가 인수하겠다고 나서자 업계 사람은 물론이고 사내 직원들의 반대도 거셌다”고 말했다.

우려와 달리 박 대표의 ‘뚝심’은 좋은 결과를 냈다. 꾸준히 자체 제품을 만든 결과 매출은 300억 원대에서 현재 800억 원 대(그룹사 전체 2000억 원대)로 뛰어올랐다. 2007년 터키를 시작으로 디엠씨는 현재 2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박 대표는 “1인 철공소에서 직원 200명을 둔 기업으로 성장했듯 2020년까지 세계적인 업체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디엠씨#박효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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