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스페셜]혁신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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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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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변화 요구하며 혜택 작을땐 ‘쪽박’… 행동변화 요구 작지만 큰 혜택줄땐 ‘대박’

DBR 그래픽
DBR 그래픽
《 혁신은 기업 경영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화두 가운데 하나다. 혁신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업을 성장시켜 줄 최고의 대안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혁신이 언제나 기업에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기업에 수익을 가져다주는 축복이 될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혁신을 외면하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자칫 ‘혁신의 저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혁신의 혜택에 비해 소비자들에게 큰 행동 변화를 요구하면 혁신의 덫에 빠질 수 있다. 혁신의 저주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와 대안을 제시한 DBR 113호(9월 15일자)의 글을 요약한다. 》
○ 너무 큰 행동 변화를 요구하면 ‘쪽박’

존 구어빌 하버드대 교수는 혁신의 혜택이 작으면서 고객에게 큰 행동 변화를 요구하는 기술 혁신은 ‘쪽박’ 신세가 된다고 경고했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관행에서 결별하도록 요구하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혁신이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 실패를 맛보았다. 현재 쓰이는 쿼티(QWERTY) 자판 대신에 알파벳 배열이 다른 ‘드보락 자판’이 1982년에 나왔지만 결국 실패했다. 타자 속도가 약간 빨라지기는 했지만 소비자의 타이핑 습관 변화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혁신의 저주’ 현상이다.

혁신에 성공하려면 이와 반대로 접근하면 된다. 혜택은 크고 행동 변화 요구가 작아야 소위 ‘대박’이 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고객 행동 변화가 작으면 혁신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그런대로 잘나가는 제품’이 될 수 있다. 반면 획기적인 혁신이어서 고객에게 큰 혜택을 제공하지만 큰 행동 변화를 요구하면 신기술이 자리 잡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 때로는 고객이 혁신에 저항한다

때로는 고객이 혁신에 저항을 하기도 한다. 이유는 기능적 장벽과 심리적 장벽 때문이다. 기능적 장벽의 좋은 예는 디지센트사의 아이스멜(iSmell)이다. PC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 다양한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한 이 기술은 처음 소개됐던 2000년 당시 주목을 많이 받았지만 결국 실패했다. 고객의 욕구가 그리 크지 않았고 인조 향기를 맡으면 신체에 해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 시각 때문에 혁신 제품을 거부하는 심리적 장벽도 혁신의 저주를 불러온다. 인스턴트커피가 처음 나왔을 때 가정주부들은 사용하기를 꺼렸다. 사용하기가 너무 편한 인스턴트커피를 남편과 가족에게 타주면 자신이 게으르다는 인상을 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 혁신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혁신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선 고객이 혁신적인 제품을 쉽게 수용할 수 있도록 행동 변화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혁신적인 신기술이라도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과거와 큰 변화가 없다는 생각이 들도록 디자인이나 성능,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혁신 제품 도입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가 불가피하다면 당장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장기전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혁신을 지나치게 크게 생각지 말고 작은 기술로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대단한 기술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고객에게 미처 예상치 못한 편의를 제공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고객은 이를 통해 사소한 것에 대한 기업의 관심과 배려, 정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최근 여성 운전자가 늘면서 여성이 원하는 차량 편의품목이 크게 늘어난 것이 좋은 예다. 여성을 위한 수납공간은 물론이고 하이힐을 신고서도 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액셀러레이터도 있다. 차량의 전후, 좌우를 모두 카메라로 촬영해 주차를 돕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도 작지만 정성어린 혁신이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이사 mjkim8966@hanmail.net  
정리=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3호(2012년 9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나

▼ Harvard Business Review


‘유명 영화배우와의 하룻밤 요트 여행이라는 ‘강렬한 경험’과, 매일 부인에게 키스를 하는 ‘사소한 일상’ 중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건 뭘까? 대개 사람들은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지를 생각할 때 영화배우와의 데이트 같은 강렬한 사건을 연상하곤 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 ‘얼마나 행복한’ 경험을 하느냐보다는 행복한 경험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매일 조금 기쁜 일을 수십 번 경험하는 사람은 매우 기쁜 일을 한 번 경험하는 사람보다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행복한 사람들의 특성은 무엇인지,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대니얼 길버트가 이야기한다.


스마트시대 ‘촉매 프로세스’

▼ Innovation in Smart Economy


흔히 기업에서 많은 사람이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통찰의 순간을 찾는 게 어렵다고 한다. 브레인스토밍이나 아이디어 워크숍을 진행해도 별 소용이 없다고도 한다. 이유가 뭘까. 브레인스토밍 이전에 감각적인 체험, 이에 뒤따르는 감정의 공유 및 전체 맥락에 대한 감성적 이해가 선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엔진의 자동차가 있다고 해도 연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다면 질주할 수 없다. 괜히 아이디어가 없다고 불평하기보다는 감각-감정-감성의 단계를 거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여유가 필요하다. 스마트 시대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촉매 프로세스(Catalyst Process)’에 대해 소개한다.
#혁신#D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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