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이 산업의 미래다]<中>GPS부착 신발, 집나간 치매부모 찾는 데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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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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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활용사례

각종 센서를 사용해 착용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주는 비보메트릭스의 ‘라이프셔츠’. 센서가 기록한 건강 상태가 광섬유를 통해 모델이 손에 든 기록계에 저장된다. 비보메트릭스 제공
각종 센서를 사용해 착용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주는 비보메트릭스의 ‘라이프셔츠’. 센서가 기록한 건강 상태가 광섬유를 통해 모델이 손에 든 기록계에 저장된다. 비보메트릭스 제공
치매에 걸린 부모님이 행선지를 밝히지 않고 집을 나가면 어디서 찾아야 할까. 미국의 신발 제조업체 에이트렉스는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새로운 신발 ‘내비스타’ 시리즈를 만들어 지난해 시중에 내놓았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한 이 신발은 신고 있는 사람의 위치정보를 10분 또는 30분 가격으로 보내준다. 치매에 걸린 사람이 이 신발을 신으면 가족들이 그의 이동경로를 PC나 스마트폰의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불의의 사고를 막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에이트렉스가 활용한 GPS 기술은 애초에 군사용으로 개발됐지만 미국 국방부가 민간에서도 쓸 수 있도록 공개해 활용도가 높아졌다. 위성기술과 신발 기술, 이를 인터넷으로 지도에 표시해 주는 정보기술(IT)이 융합해 새로운 산업이 생겨난 셈이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군사용으로 개발한 기술이 다양한 형태로 민간에 이전되면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전투에서 쓰러진 군인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개발된 ‘스마트 셔츠’ 기술이 대표적이다. 섬유 사이에 광섬유를 함께 집어넣어 심장박동과 체온 등을 파악해 서버로 보내주는 기술인데 최근에는 이런 스마트 셔츠를 입은 사람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의료 보조기기로 사용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위치 송신기가 오른쪽 발뒤꿈치에 달려 착용자의 위치를 일정 시간마다 전송하는 신발 ‘내비스타’. 에이트렉스 제공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위치 송신기가 오른쪽 발뒤꿈치에 달려 착용자의 위치를 일정 시간마다 전송하는 신발 ‘내비스타’. 에이트렉스 제공
해외에서는 군사기술뿐 아니라 국가 주도로 개발한 다양한 연구개발(R&D) 성과가 민간으로 이전되면서 산업에 쓰이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2004년 ‘지식사회 건설을 위한 융합기술 발전전략’을 수립해 기술융합의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영향까지 포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주도의 R&D 성과를 사회 각 분야에서 활용하도록 하기 위한 정책이다. 일본은 경제산업성과 문부과학성을 중심으로 2006년 종합과학기술회의 ‘이노베이션 창출 종합전략’을 마련해 핵심전략 분야를 선정했다. 이 핵심 분야가 바로 창의성에 중점을 둔 융합기술 개발이다.

미국에서도 2002년 ‘인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융합기술전략’을 마련해 나노기술과 바이오기술, 정보통신기술, 인지과학 등 4개 범주로 구분한 기술 분야 사이의 융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를 입안해 수행하고 있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융합기술은 인간 개인의 역량을 크게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익과 국가의 생산성 및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며 “인류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금은 융합기술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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