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문을 활짝 열어라…셋 드러내고 하나는 감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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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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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에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

DBR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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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소설가 이탈로 칼비노는 “고전이란 읽을 때마다 처음 읽을 때와 같이 무엇인가를 발견한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책”이라고 말했다. 고전이 주는 지혜와 통찰력은 복잡하거나 화려하지는 않다. 그것은 단순하지만 근본적이고 매우 강한 힘이 있는 깨달음의 지혜, 깨달음의 통찰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동양 고전이 주는 지혜는 수천 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경영자들은 동양 고전을 통해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얻을 수 있다. DBR는 109호 스페셜 리포트로 동양 고전이 경영자들에게 주는 지혜를 다뤘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사목사총(四目四聰)의 깨달음

동양 고전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은 서경(書經)이다. 서경은 요순시대의 요임금과 순임금에서 시작해 진나라 목공에 이르기까지의 제왕들이 행한 정치적 행적과 발언에 관한 기록이다. 나라의 왕이 되는 것이 한 기업의 경영자가 되는 것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순임금이 왕으로 즉위하고 첫 번째로 한 일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경영자가 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일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서경에 따르면 순임금은 다음과 같은 일을 했다. “闢四門 明四目 達四聰(벽사문 명사목 달사총·사방의 문을 열어놓고, 사방의 눈을 밝히고, 사방의 귀를 통하게 하셨다).”

순임금은 사목사총의 리더십을 가장 먼저 행했다. 임금의 자리에 오른 순임금은 우선 백성을 생각했고, 백성을 잘 살피기 위해서 사방의 문을 열어 사방을 잘 살피고자 노력했다. 그는 모든 방향으로 눈과 귀를 활짝 열어 정치의 비전을 세우고자 했다. 이러한 리더십은 현대 경영 환경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 삼현일장(三顯一藏)의 원리

주역 제1장 중천건(重天乾)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乾(건)이라 元(원)코, 亨(형)코, 利(리)코, 貞(정)하니라.”(하늘의 이치는 봄에 만물의 삶이 시작되듯 일을 시작하며, 여름에 만물이 무성해지듯 떨쳐 일어나 적극적으로 일을 하며, 가을에 만물이 결실하듯 일을 마무리하고, 겨울에 만물이 정지하여 봄을 기다리듯 참고 견디면서 만물을 분별한다.)

원형리정(元亨利貞)에서 원은 봄, 즉 시작을 의미하고, 형은 여름의 의미로 뻗어나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리는 가을, 즉 어떤 결실을 본다는 뜻이고, 정은 겨울을 나타내며 어떤 것을 정리하고 준비하는 의미이다. 봄, 여름, 가을은 만물이 활동하지만 겨울은 성장과 활동이 정지된다. 세상의 모든 일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역에서는 이러한 하늘의 대원칙을 ‘삼현일장의 원리’라고 부른다. 셋은 드러내고 하나는 감춘다는 뜻이다. 무슨 일을 할 때든지 새로 시작하는 일에 25%의 시간을 쓰고, 크게 키워가는 일에 25%를, 결실을 보고 이익을 거두는 일에 25%를, 나머지 25%는 향후 준비하는 일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시작하고 키우고 결실을 보는 ‘삼현(三顯)의 경영’이 성공적으로 지속되려면 ‘일장(一藏)의 경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항상 키우기만 하는 것은 하늘의 이치와 맞닿은 경영이라고 할 수 없다. 겨울은 혹독하지만 진정으로 봄에 싹을 틔울 수 있는 씨앗만을 엄선하는 계절이다. 혹독한 겨울이야말로 성장과 결실의 원천이다.

○ 회사후소(繪事後素)의 경영

공자의 말씀을 기록한 논어에 ‘회사후소(繪事後素)’라는 고사가 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바탕을 희게 한 후의 일이라는 의미다. 이는 소박한 마음이 바탕이 돼야 외관의 아름다움이 빛을 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후소가 경영자에게 주는 교훈은 근본의 강조다.

본바탕을 희게 만드는 ‘소(素)’의 경영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기업이 바로 버버리(Burberry)다. 버버리의 트렌치코트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는 젊은이들에게서 외면받기 시작했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가 새로운 CEO 로즈 마리 브라보였다. 그는 하얀 바탕을 강조하며 다각적으로 브랜드를 구조조정했다. 브랜드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던 라이선싱을 과감히 정리하고 10만 개나 됐던 재고품을 2만 개로 줄여 버버리의 핵심 아이템만 남겼다. 그후 브라보 CEO는 트렌드를 주도해나갈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 버버리를 위한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011년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2010년 대비 브랜드 가치가 가장 많이 성장한 5개의 브랜드 중에서 삼성,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정보기술(IT) 기업 외에 유일하게 선정된 브랜드가 바로 버버리다. 이미 다른 그림이 그려진 도화지 위에 덧칠을 해서 아무리 새로운 그림을 그려도 그 그림은 엉망이 되듯이, 새 사업의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회사후소의 마음으로 근본을 새롭게 다지는 준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상만 성균관대 경영학부 교수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9호(2012년 7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리더, 지나친 열정을 경계하라

▼ MIT슬론 매니지먼트 리뷰리더는 자신이 갖고 있는 특이한 성향을 깨닫고 그런 특성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열정과 노력, 맹렬함은 리더가 갖춰야 할 특성이지만 이런 특성들이 지나치게 강하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지금 당장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격 특성이 갑작스레 문제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경영자들은 비록 좋은 특성이라 하더라도 그 특성이 과도하게 강렬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저자들은 세계 각지의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2000건이 넘는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안정 욕구, 외향성, 개방성, 친화성, 성실성 등 5가지의 근본적인 성격 요인을 분석했다.



트위터-브랜드가치 상관계수는

▼ SNS 마케팅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으로 온라인상에서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 대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SNS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의 강화가 기업 가치 증가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최근 연구결과, 트위터 활동과 기업 가치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브랜드 가치와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가치를 중시한다면 SNS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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