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부동산 패트롤]‘생활공간’ 한옥의 매력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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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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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충현 balgun@donga.com
송충현 balgun@donga.com
‘한옥은 장동건과 같다. 모든가 선망하고 있지만 배우자로서 평생을 같이 살기에는 불편한 게 많기 때문이다.’

한옥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중적 시선에 대해 한 전문가가 내린 결론이다. 실제로 대중들은 한옥을 거주공간이라기보다는 ‘관광상품’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 한옥은 하루 이틀 정도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일 뿐 몇 년씩 머물며 살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인식도 팽배하다. 종로구 가회동 한옥골목과 전주 한옥마을이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정작 한옥 분양시장은 썰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옥에 대한 엇갈리는 인식이 생긴 원인은 여러 가지다. 우선 한옥은 집에서 땅을 밟을 수 있고, 하늘을 벗 삼을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낭만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바쁜 일상에 콘크리트 더미에 파묻혀 살아가는 도시인에게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관리가 불편하고, 갈수록 흉악해지는 범죄를 고려할 때 치안 문제도 취약하다는 점에서 직접 거주할 주택상품으로는 외면을 받고 있다.

한옥이 대중으로부터 외면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비싼 건축비에 있다. 전통목수가 전통공법대로 한옥을 짓는다면 m²당 건축비는 500만 원에 달한다. 건축비의 대부분은 전통목수의 인건비다. 여기에 토지매입비용까지 더하면 한옥 건설비용은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를 훌쩍 넘는다.

관리가 편리한 현대식 주택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기호도 한옥대중화의 걸림돌이다. 경기 이천시에서 한옥 전문학교의 총괄교수를 담당한 명지대 김경수 교수는 “한옥의 최대 단점은 겨울에 춥고 양옥에 비해 생활이 불편하다는 점”이라며 “단지를 이루고 살기 어려워 보안이 취약한 점도 일반인들의 선호도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한옥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기업과 전문가집단, 지방자치단체들의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은 m²당 건축비를 150만 원대로 낮춘 한옥을 보급하기 위해 다양한 건설 기법을 개발 중이다. 전문가들이 소비자가 직접 집을 짓고 살 수 있도록 손수 한옥 짓기를 가르치는 한옥학교도 늘고 있다. 서울시도 8월 낡고 오래된 한옥을 쉽게 개축할 수 있도록 ‘건축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시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은평뉴타운과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등에도 속속 한옥마을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디 이런 노력들이 성과를 거둬 한옥의 대중화가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장동건을 든든한 남편으로 두고 살아갈 수 있다면 이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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