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구석이 없을때… 한국 주식을 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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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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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10명 ‘역발상투자’ 조언

최근 ‘안전자산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오히려 이 국면을 기존 위험자산을 싸게 사들이는 ‘역발상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중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다면 안전자산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일부 주식이나 회사채 등 기존 위험자산의 ‘바겐 헌팅(저가매수)’ 기회가 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럽 재정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금과 선진국 국채 등 안전자산을 찾는 수요가 급증한 결과 안전자산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투자위험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그런데도 이들을 대신할 만한 마땅한 안전자산이 없어 금과 국채 등에 투자수요가 몰리고 덩달아 투자위험이 증폭되는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본보 20일자 B3면 참조
안전자산 실종시대 ‘한국 채권’ 귀한 몸


○ “위험자산 저가매수 나설 기회”

동아일보 경제부가 은행과 증권사 PB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들이 꼽은 최대 안전자산은 은행예금과 물가연동국채였다. 반면에 금과 선진국 국채는 거품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오인아 씨티은행 청담중앙지점 부지점장은 “선진국 국채 가격은 역사상 최고의 거품을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응답자의 70%는 ‘시계(視界) 제로’인 현 금융시장의 상황이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고 답했다. 엄원용 산업은행 한티지점장은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정착된 상황에서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요동칠 때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평균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내기 힘들다”며 “본인이 투자하고 싶은 금액의 30% 정도를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심재은 삼성증권 도곡 지점장도 “세계 각국의 장기채권 금리가 과도하게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가격은 고평가) 역으로 주식을 살 기회가 왔다”고 평가했다.

PB들이 저가매수 매력도가 가장 높다고 본 위험자산은 한국 주식이었다.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그동안 단기 하락폭이 컸던 금융주와 모바일게임을 비롯한 정보기술(IT)주, 화학 관련주 등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손경중 IBK기업은행 목동PB센터 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제외하면 현재 코스피의 실질 체감지수는 1,800대가 아니라 1,500대”라며 “한국 주요 기업의 이익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 이하인 종목은 매수할 만하다”고 말했다.
공성율 KB국민은행 목동PB센터 팀장은 “이머징마켓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전반적으로 낮다”며 “한국 증시에서는 단기적으로 금융주, 중장기적으로는 IT주 매입을 추천한다”고 했다.

○ ‘자산 비중은 안전 7, 위험 3으로’

이관석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투자비율은 5 대 5, 위기가 한창 진행 중인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7 대 3의 비율이 적정하다”고 말했다.

다만 PB들은 위험자산의 저가매수 기회가 왔다 하더라도 자산 규모 10억 원 이상의 부자 투자자라면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율을 8 대 2나 9 대 1처럼 보수적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고 했다. 엄원용 산업은행 한티지점장은 “1억 원의 자산을 굴리는 투자자가 10% 손해를 보면 1000만 원이 사라지지만 100억 원의 투자자가 같은 비율의 손해를 보면 10억 원이 날아간다”며 “부자일수록 부의 증식보다 ‘수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주식#안전자산#위험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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