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스페셜]디자이너-CEO가 통해야 디자인이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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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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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성화’ 제작 세계적 디자이너 2人의 ‘디자인 경영 노하우’

디자인으로 성공한 기업은 몇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일단 디자이너가 최고경영자(CEO)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다. 디자인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애플은 디자인 총책임자와 CEO가 언제든 만나 프로젝트를 놓고 토론한다. 디자이너를 프로젝트 초기부터 참여시킨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단지 외형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만 디자인의 역할로 제한하지 않고 제품의 가치와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초기부터 디자이너가 적극 관여해 제 목소리를 내게 한다. 미국 뉴욕에 스튜디오를 두고 여러 다국적 기업과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 런던 올림픽 성화(사진)를 만들어 화제가 된 세계적 디자이너 에드워드 바버와 제이 오스거비를 만나 디자인 경영 노하우를 들었다. DBR 106호(2012년 6월 1일자)에 실린 인터뷰를 요약한다.

―런던 올림픽 성화 제작을 맡았다. 다른 제품 디자인과의 차이는….

“일단 관계자가 많았다. 정부와 올림픽 주최 측, 정치가, 운동선수 등 상대해야 할 고객군이 복잡했다. 실제 물리적인 작업보다 이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됐다. 만약 디자인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거나 지금보다 어렸을 때 이 프로젝트를 맡았다면 처음 생각했던 디자인을 끝까지 밀어붙일 지식과 역량이 모자랐을 것이다.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처음의 디자인이 사라지고 마지막엔 전혀 의도와 다른 형태가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디자인을 믿었다. 그리고 끝까지 밀어붙였다.”

―좋은 디자인이란 어떤 것인가.

“사람과 소통해야 한다. 관심을 끄는 매력이 먼저겠지만 일단 관심을 끌고 난 후 그 관심을 지속시키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과정에는 ‘직관적 소통’이 반드시 들어간다. 한마디로 제품과 소비자가 서로 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요소가 ‘진실성’이다. 가구든 건물이든 제품은 용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적합한 재료를 바탕으로 디자인해야 한다. 소비자가 언제 어떤 용도로 이 물건을 사용하며 그런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가장 어울리는 재료가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디자인 경영을 하고 싶은 기업에 조언을 한다면….

런던 올림픽 성화를 만들어 화제가 된 세계적 디자이너 에드워드 바버(왼쪽)와 제이 오스거비.
런던 올림픽 성화를 만들어 화제가 된 세계적 디자이너 에드워드 바버(왼쪽)와 제이 오스거비.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데 어디서부터 출발할지 모르겠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하고 싶다. 디자인은 산업 발달을 촉진한다. 영국 디자인원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나스닥에 상장된 200위 기업 중 90% 이상이 이익의 30%를 디자인과 제품 개발에 사용한다. 디자인이 산업을 변화시키고 또 다른 수익원을 만들어내며 이런 경험을 가진 회사들이 또다시 디자인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디자인으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글로벌 기업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에드워드 바버와 제이 오스거비가 디자인한 팁 톤(Tip Ton) 의자. 뒤로 기댈 수도 있고, 앞으로 기댈 수도 있는 최초의 의자로, 디스크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에드워드 바버와 제이 오스거비가 디자인한 팁 톤(Tip Ton) 의자. 뒤로 기댈 수도 있고, 앞으로 기댈 수도 있는 최초의 의자로, 디스크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우선 디자이너에게 CEO 접근권이 있다. 다시 말해 디자이너가 CEO와 직접 얘기할 통로를 갖고 있다. 대기업은 구조가 복잡하고 디자인을 담당하는 사람은 하위 부서에 속해 있거나 외부에 존재한다. 이럴 때 디자이너들은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갖기 어렵다. 유럽이나 미국은 상대적으로 위계질서가 약한 데 비해 동양권 국가들은 회사 안에 여러 가지 복잡한 계층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애플은 커뮤니케이션의 위계질서가 없는 좋은 예다. 애플의 경우 전사적으로 디자인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디자이너는 직접 CEO에게 가서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디자인 총책임자와 CEO가 단둘이 프로젝트에 대해 얘기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두 번째도 같은 맥락인데 디자이너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참여해야 한다. 이미 제품의 사양이나 고객군 등을 결정해놓고 외형을 만드는 단계가 되어서야 디자이너를 부르는 회사들이 있다. 이것은 전략적으로 실패다. 디자이너는 좀 더 창의적인 접근방법이나 통찰력을 회사에 제시할 수 있다. 회사는 프로젝트 멤버로 디자이너를 더 일찍 영입하면 할수록 더 좋은 디자인을 얻을 수 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6호(2012년 6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레고성공’ 뒤엔 성인고객들이…

▼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레고는 수십 년 동안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블록을 개발했다. 하지만 성인 중에서도 레고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이 회사 관리자들은 성인 고객층의 아이디어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렴하기 위해 사용자 커뮤니티를 활성화했다. 레고를 좋아하는 성인 팬들은 레고가 10대와 성인을 목표로 하는 제품을 개발하도록 장려했다. 레고는 레고 스타워즈, 레고 마인드스톰 등 연령대가 좀 더 높은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고 결국 큰 성과를 거뒀다. 고객과의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위해 기업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레고의 성공 사례를 통해 소개했다.



‘덕장 니미츠’ 강군육성 비결

▼ 전쟁과 경영


리더십의 대표적 두 형태로 카리스마형과 덕장형을 꼽을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동경 159도를 기준으로 동쪽 전선의 지휘권을 맡았던 니미츠 제독(사진)은 전형적인 덕장형 리더다. 그는 소위에게는 중위의 임무를, 중위에게는 대위의 임무를 맡기는 식으로 부하 장병들에게 자기 상관의 임무를 훈련시켰다. 상급자가 하급자를 교육해 그가 성장하면 상급자에게는 더 좋은 자리를 알선해주고 하급자는 승진을 시킴으로써 부하 장병들의 동기를 유발했다. 임용한 한국역사고전연구소장이 관용과 격려로 부하 직원들을 대해 탁월한 성과를 낸 니미츠 제독의 리더십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DBR#디자인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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