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후 자존심인 카메라 시장서 日과 마지막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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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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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섭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

한명섭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은 “휴대전화나 TV처럼 카메라도 정말 좋은 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제공
한명섭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은 “휴대전화나 TV처럼 카메라도 정말 좋은 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TV 휴대전화, 대부분의 전자제품 분야에서 모두 우리 기업이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카메라 정도만 남았습니다. 일본의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카메라 시장이 마지막 전쟁터가 될 것입니다.”

한명섭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전무)은 지난달 31일 경기 수원시 매탄동에 있는 집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삼성전자가 카메라에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 전무가 맡고 있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주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뒤 카메라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79년 카메라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미러리스 카메라(본체 내부에 거울을 없애 크기를 줄인 제품)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고화질 제품군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콤팩트 카메라의 인기에 비해 고급 제품군에서는 여전히 캐논과 니콘 같은 일본 기업에 밀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더구나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콤팩트 카메라의 성장세도 주춤하고 있다.

한 전무는 “지금은 시장의 판을 바꾸는 단계”라며 “‘스마트 카메라’가 새로운 시장을 여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스마트 카메라는 단순히 사진을 찍고 저장하는 것을 넘어 무선통신의 힘을 빌려 친구나 가족과 바로 사진을 공유하도록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는 요즘 사용자들은 좀 더 좋은 화질의 사진을 공유하길 원하기 때문에 스마트 카메라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는 게 한 전무의 생각이다.

하지만 그는 “스마트 전략이 ‘광학기술’의 본질을 버리고 겉핥기에만 치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2016년까지 장기적인 로드맵을 갖춰놓고 추진 중이라는 것. 이때까지 카메라에 필요한 광학기술과 센서, 반도체를 모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삼성의 목표다. 일류화를 위해서는 잠깐의 매출 하락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은 제품은 가격보다 화질과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렌즈도 내후년까지 14, 15종을 갖출 계획이다. 타사와의 제휴나 렌즈교환식(DSLR) 카메라 개발은 2016년 이후로, 일본 시장 진출 시점도 그 다음으로 잡고 있다.

한 전무는 “카메라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유일하게 경쟁하는 게 바로 삼성”이라며 “브랜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정말 똑 부러지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고객들도 아낌없는 응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전무는 2006년 멕시코 생산법인장과 2009년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일류화태스크포스장을 역임한 뒤 2011년 7월부터 현 사업부를 맡고 있다. 2006년에는 삼성이 북미 TV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원=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일본 기업#카메라#삼성전자#한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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