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김중겸 사장 “한전, 광산투자보다 자원개발 해외기업 M&A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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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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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겸 사장 인터뷰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는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 그는 “해외 자원개발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이나 지분 인수에 적극 나서고 지역전문가 제도도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한국전력 제공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는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 그는 “해외 자원개발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이나 지분 인수에 적극 나서고 지역전문가 제도도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한국전력 제공
최근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한국전력이 올해 자원개발 기업 인수합병(M&A) 혹은 지분 인수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또 해외 발전(發電)사업 비중을 더 높이고 원가 절감을 위해 한동안 폐지했던 지역전문가 과정도 부활시킬 계획이다. 그 대신 신규 광산 개발은 자제할 방침이다. 4년 연속 적자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데 따른 조치다.

김중겸 한전 사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 재무구조에서 차입에 의존한 신규 광산 개발은 적절하지 않다”며 “비록 수익이 적더라도 올해는 해외 자원개발 기업에 대한 M&A나 지분 인수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 원전사고 부담까지 떠안아


김 사장은 지난해 9월 15일 전국 초유의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난 바로 다음 날 주총에서 신임 사장에 선임됐다. 취임 전에 일어난 사고였지만 전력 수급을 책임지는 한전 사장으로서 부담감은 적지 않은 듯했다.

자연스럽게 인터뷰는 예년보다 이른 더위와 이에 따른 전력 부족 얘기로 시작했다. 마침 이날은 무더위로 전력 사용이 급증해 전력예비율이 한때 7.1%까지 떨어졌다. 통상 전력예비율이 10% 아래로 내려가면 한전은 비상상황으로 간주한다.

김 사장은 “연이은 발전소 사고로 한전이 떠안아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최근 보령화력발전소 화재와 고리원전 정전사태를 거론했다. 한전에 따르면 원자력 58만 kW 1기와 석탄화력 50만 kW 1기가 멈추면 하루 평균 각각 22억 원과 15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들이 멈추면 전력 생산단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추가로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연이은 적자로 한전의 국제 신용등급이 3등급이나 떨어져 해외사업에 상당한 지장이 있다”며 “왜곡된 에너지 소비구조를 바로잡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평균 13.1%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지난달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 해외 자원개발 리스크 줄일 것


올해 한전의 해외 자원개발의 큰 방향을 물었더니 김 사장은 우라늄 광산 얘기부터 꺼냈다.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세계 각국에서 원전 가동이 속속 중단된 데다 신규 원전 건설마저 지연돼 한전의 우라늄 광산 투자도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김 사장은 “현재 우라늄 값이 파운드당 5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는데 광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려면 최소 60∼70달러는 돼야 한다”며 “현재로선 리스크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연속 적자인 상황에서 향후 해외자원 개발 등 투자금 회수기간이 긴 프로젝트는 자제하는 등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마냥 지켜보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히려 화력, 신재생에너지 등 해외 발전사업에는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국내 전기요금 규제만 핑계대선 안 된다. 반도체, 철강, 자동차 분야처럼 한전도 글로벌 회사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역전문가 제도를 다시 부활시키고 해외지사도 많이 늘리겠다”고 말했다.

인터뷰=임규진 산업부장  
정리=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기업#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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