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민감품목, 한미FTA 기준으로 對中수출 10대품목 관세 즉시철폐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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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본부, 협상 방침 발표 “생활용품-섬유 등도 보호”
농식품부 “피해 대책 마련”

정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우리가 요구할 민감 품목의 범위로 한미, 한-유럽연합(EU) FTA 때의 보호 대상을 준거 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 측에는 평판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대중국 수출 10대 품목에 대한 관세의 즉시 철폐를 요구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최석영 통상교섭본부 FTA교섭대표는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한국이 그동안 체결했던 FTA를 보면 대개 어떤 것들이 민감한지 알 수 있다”며 “그간 맺어 온 FTA를 참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최근 발효된 한미 FTA에서는 쌀과 쌀 관련 제품이 초민감 품목으로 양허(개방)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됐고 식용대두(콩), 식용감자, 분유, 천연꿀 등이 민감품목으로 현행 관세가 유지됐다. 고추, 마늘, 양파 등 3대 양념채소와 쇠고기 등 118개 품목에 대해서는 15∼20년간 점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한-EU FTA에서는 감귤과 3대 양념채소, 오렌지 등에 대해 현행 관세율이 유지됐다. 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는 3대 양념채소 및 수산·축산물을 양허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정부 내 협상에서 이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산품 관세철폐 문제와 관련해 최 대표는 “생활용품, 섬유 등 중국이 상대적 우위에 있는 품목을 보호해야 한다”면서도 “우리의 주력 수출품에 대해 중국이 민감성을 이유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협상을 추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통상교섭본부는 이와 관련해 대중 수출 10대 교역품목에 대해 중국 측의 즉시 관세 철폐를 요구하기로 했다.

지난해 한국은 중국에 평판디스플레이(198억 달러), 반도체(127억 달러), 합성수지(74억 달러), 석유화학합성원료(45억 달러) 등의 순으로 수출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우리의 대중국 수입 상위품목이기도 하다. KOTRA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양국 교역관계가 과거의 상호보완적 관계에서 경쟁적 관계로 변화하고 있고 양국 간 수출입 품목도 비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에 비해 발전 수준이나 투명성이 떨어지는 서비스·투자 분야에 대해서도 폭넓은 개방을 요구할 방침이다. 최 대표는 “서비스 투자를 비롯해 정부조달, 지적재산권 등 규범적 분야에 대한 요구를 중국에 강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지에 진출한 투자자 보호의 핵심인 투자자·국가소송제(ISD)도 FTA 협정문에 반드시 반영할 것이라고 통상교섭본부 측은 밝혔다.

한편 농식품부는 농어업계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기존 한중 FTA 태스크포스(TF)를 ‘한중 FTA 대책단’으로 격상해 협상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대책단은 이상길 농식품부 1차관을 단장으로 협상반, 국내대책반, 홍보반으로 구성된다. 농식품부는 “단계별 협상을 통해 양허 제외, 예외적 취급 등 농어업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농수산업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과 수출 전략품목 육성 방안 등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중국#한중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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