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DBR-KAMCO케이스 스터디:② 신용회복-서민금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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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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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뱅크 프로그램 통해 신불자에 희망 심고
신용보증 ‘바꿔드림론’으로 고금리 멍에 벗겨줘

DBR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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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를 꿈꾸던 이아영 씨(26)는 2006년 대부업체에서 연 40%대 금리로 500만 원을 대출받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아버지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아버지의 병세는 악화됐고 큰언니까지 병을 얻어 일을 할 수 없었다. 이 씨는 매달 20만 원의 이자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500만 원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이 씨는 절망에 빠졌다. 하지만 그는 2009년 캠코(KAMCO·자산관리공사)의 ‘바꿔드림론’이란 서민지원 상품 덕에 희망을 갖게 됐다. 이후 스포츠센터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원금과 이자를 합해 한 달에 14만 원씩 갚으면서 3년 만에 빚을 청산했다.

4월 6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캠코 고객 체험 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에 선정된 사연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 부실채권 정리 역량을 축적해 온 캠코는 정부 정책에 따라 2003년부터 개인 신용회복 지원 업무를 수행해 왔다. 이후 ‘한마음금융’ ‘희망모아’ ‘바꿔드림론’ 등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금융 소외자 구제를 위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DBR는 캠코 창립 50주년을 맞아 캠코가 축적한 부실자산 정리 및 구조조정 노하우를 분석하는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DBR 104호(5월 1일자)에 실린 캠코의 신용회복 및 서민금융 지원 사례를 요약한다.

○ 채무자 신용회복 의지 북돋아 준 배드뱅크 프로그램

2003년 말 국내 신용불량자는 372만 명에 달했다. 외환위기 이후 내수 진작을 위해 추진했던 카드 부양책이 카드사들의 과당 경쟁을 초래했고 팽창하던 가계부채 거품이 터지면서 매달 10만 명의 ‘신용불량자’가 양산됐다. 심각한 문제 상황에 봉착한 정부는 부실채권 정리업무를 맡아온 캠코에 개인 신용회복 지원 업무를 주도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캠코는 2003년 1차 배드뱅크(Bad bank·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이나 채권만을 사들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기구) 프로그램으로 한마음금융과 희망모아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한마음금융은 신용회복 지원을 신청한 채무자에게 채무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새로 대부해 주는 형태로, 희망모아는 한마음금융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채무자에게 채무 조정을 통한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캠코의 한마음금융과 희망모아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각종 정책은 2003년 말 372만 명에 달했던 금융채무불이행자 수를 2007년 말 258만 명으로 감소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드뱅크 프로그램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보다 금융채무불이행자들의 신용회복 의지를 북돋아 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상당수 신용불량자가 2개 이상 회사에 채무를 가진 상황에서 금융회사별 요구조건이 각각 달라 발생하는 채무조정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드뱅크 프로그램으로 일원화된 관리를 진행해 채무자들의 협상력과 상환 의지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 금융소외자 지원 위한 신용회복기금 설립

금융채무불이행자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어려운 금융소외자, 즉 신용등급 7∼10등급에 해당하는 저신용자는 2007년 말에도 2004년 말과 비슷한 710만 명 수준을 유지했다. 급기야 글로벌 경제위기로 2008년 금융회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신용도에 따라 대출을 제한했다. 담보 제공이 어렵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계층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더 어려워졌다. 결국 이들은 당장의 긴급생계자금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업체 등 사금융을 찾았고, 이는 또다시 신용등급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2008년 8월 캠코는 신용회복기금을 설립해 상시적이고 종합적인 신용회복 및 서민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고금리 채무의 저금리 전환을 위한 신용보증 상품 ‘바꿔드림론’이다. 이 프로그램은 신용회복기금의 신용보증을 통해 대부업체 등의 고금리 대출을 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도록 지원하는 상품이다. 신청자들의 편의를 위해 시중 16개 은행의 7300여 지점과 인터넷을 통해 바꿔드림론을 신청할 수 있게 했고 제출서류도 간소화했다. 바꿔드림론의 지원 수혜자는 2008, 2009년 1만4936명에서 2012년 3월 말 현재 9만1574명으로 늘어났다.

캠코의 성공 요인은 우선 핵심 역량의 효율적 확장에서 찾을 수 있다. 캠코는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축적한 부실채권 정리 노하우와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해 개인 대상의 신용회복 및 서민금융 지원 업무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필요한 역량은 다른 조직과의 협력을 통해 확보했다. 기업과 달리 개인들은 수가 많고 흩어져 있기 때문에 부실 정리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기 힘들다. 캠코는 당시 재정경제부, 보건복지부, 행정자치부, 각 금융회사 등과의 협력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확보했다. 신용회복기금 설치 이후에도 금융회사에 대한 설명회와 시장 조사를 강화했다. 이 밖에 채무 조정뿐만 아니라 제도 안내, 상담, 교육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 채무자들이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던 TV 드라마의 주인공들을 설득해 무보수로 신용 회복 프로그램 홍보대사로 일하게 하는 등 대의명분 마케팅도 적절히 활용했다.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4호(5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P&G ‘CEO 승계’ 노하우

▼ Harvard Business Review


포천에서 선정한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재임기간의 중간값은 지난 10년 사이 9.5년에서 3.5년으로 줄어들었다. 한 사람이 CEO 자리에 앉아있는 시간이 짧아졌다는 의미다. 이렇게 CEO가 자주 바뀌는 상황에서 CEO 승계 계획을 제대로 짜두지 않으면 적임자를 탐색하고 선택해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맡길 때까지 시간과 비용 낭비가 불가피하다. P&G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P&G 이사회는 앨런 래플리가 CEO로 취임하자마자 뒤를 이을 후보를 선별하고 양성해 기업 운영과 전략이 연속성을 갖도록 만들었다. P&G의 승계 계획 노하우를 자세히 소개했다.



12억 印시장 공략하려면…

▼ 스페셜 리포트


12억 인구, 중산층 소비자 3억 명,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25세 미만…. 인도를 설명하는 수식어들이다. 인도는 넓은 영토와 다양한 자원, 많은 인구 등으로 잠재력을 인정받은 시장이다. 많은 글로벌 기업이 호시탐탐 진입을 노리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그러나 관심에 비해 국내 기업들에 알려진 바는 많지 않다. 힌두교와 계급 제도 등 단편적인 지식만 알고 있는 경영자도 많다. 인도에 대한 편견도 적지 않다. DBR는 스페셜 리포트로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특성, 공략 방법을 집중 조명했다.
#신용회복#서민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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