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Champion]다이슨 특허 극복 ‘한국형 날개없는 선풍기’ 씽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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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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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텔 류공현 대표

류공현 코스텔 대표가 27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본사 사무실에서 이 회사가
최근 내놓은 날개 없는 선풍기 ‘매직팬 제트’를 소개하고 있다. 코스텔 제공
류공현 코스텔 대표가 27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본사 사무실에서 이 회사가 최근 내놓은 날개 없는 선풍기 ‘매직팬 제트’를 소개하고 있다. 코스텔 제공
“다이슨 선풍기는 물론 훌륭한 발명품입니다. 하지만 너무 비싸지 않습니까? 선풍기 한 대가 40만 원대라니….”

사람들 마음속에 ‘날개 없는 선풍기는 곧 다이슨’이라는 공식이 있는데 왜 모방품으로 보일 수도 있는 제품을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류공현 코스텔 대표(55)는 27일 “40만 원짜리 선풍기는 너무 비싸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그는 “다이슨 선풍기와 큰 원리는 같지만 우리 제품이 단순한 ‘카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혁신적인 발명품에 추격과 개선이 뒤따르는 것이 당연하지 않으냐는 얘기였다.

국내 주방용 빌트인 가전시장을 6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코스텔은 최근 날개 없는 선풍기 ‘매직팬 제트’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영국 회사 다이슨이 보유한 20여 개 특허를 극복하면서 값을 크기와 모양에 따라 16만8000∼26만8000원으로 낮추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다이슨에 없는 리모컨 기능을 추가하고, 소음과 전력소비도 줄였다. 다이슨 제품과 달리 송풍구가 360도 회전해 사각지대를 없애고 더 자연스러운 느낌의 바람을 맞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과 일본에 국제특허를 출원했고, 중국에서는 이미 기술 및 디자인 특허를 얻었다.

아직 초기지만 시장 반응은 좋다. 특히 지난해 값싼 모방품들이 다이슨 측의 소송 압력으로 사라진 상태라 ‘사고 싶긴 한데 비싸서 엄두를 못 내겠다’는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전국 백화점 및 홈쇼핑업체와도 납품 계약을 진행 중이다. 류 대표는 “다이슨이 소송을 걸어온다 해도 우리는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가 1986년 세운 코스텔은 1995년 빌트인 가전제품 사업을 시작한 뒤로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을 두 차례 받았다. 류 대표는 “빌트인 가전제품 시장에서 탁월한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었지만 전체 건설경기가 어려워지니 매출이 뚝 떨어졌다”며 “그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으로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이처럼 유연하게 방향을 전환하고 금방 신제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전체 직원 81명 중 22명이 연구소 인력이고, 관련 사업 분야에서 200개 이상의 지식재산권을 출원 및 등록한 연구중심 기업인 덕분이다. 류 대표는 “연구자들이 곧 기업의 미래 비전”이라며 “전에는 제조도 직접 했는데 그 인력을 관리하는 것보다 개발과 마케팅, 애프터서비스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500억 원이며, 이 중 50억 원은 이번에 내놓은 매직팬 제트로 올릴 계획이다. 류 대표는 “날개 없는 선풍기가 일반 소비자용 제품 1호이고, 2·3호 아이디어 제품도 곧 나온다”고 귀띔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다이슨#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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