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펀드 투자자 환매자금, 대안투자의 꽃 ‘ELS’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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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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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발행금액 73%증가한 13조1384억 원 기록
기대수익률 8∼10% 원한다면 스텝다운 상품 선택


《“펀드를 환매해서 주가연계증권(ELS)에 들어가겠다는 고객이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코스피 2,000 선을 넘어서면서 위험기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너도나도 ELS를 찾으시네요.”

(SC은행 박순현 과장)

ELS의 인기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코스피가 2,000 선을 돌파한 뒤 ‘박스권’에 갇히면서 마땅한 투자대안을 찾지 못한 자금을 거침없이 빨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ELS 발행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은 올 1분기 ELS 발행금액은 직전 분기보다 72.8% 증가한 13조1384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중 사모 발행이 58.1%인 7조6371억 원을 차지했고 공모 발행은 5조5013억 원(41.9%)으로 집계됐다.》
○주가 횡보하자 ‘ELS’ 부각


ELS는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 수치의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코스피200지수가 1년 뒤 만기일에 기준일보다 상승하면 원금에 연 7%의 수익을 지급한다, 삼성생명 주가가 1년 뒤 만기일에 5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에 연 12%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등 주식 또는 주가지수의 가격변화에 연계해 수익률을 약속한다. 리스크는 따르지만 주식이나 주가가 확 떨어지지만 않으면 은행 예·적금보다는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 때문에 최근의 펀드 환매자금도 ELS로 쏟아지고 있다. 증시의 방향성이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가하락 가능성도 크지 않은 이때 ELS가 가장 큰 대안이라 판단한 것이다. 주식형 펀드 환매는 코스피가 2,000 선을 돌파한 뒤 러시를 이루면서 지난달에만 1조4345억 원의 자금이 유출됐고 이중 상당액이 ELS로 흘러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특히 지수형 ELS가 특히 급증하는 추세”라며 “안정 성향이 강한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자금이 ELS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유형의 상품이 등장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도 인기요인이다. 통상 6개월인 수익 실현기간을 단축시키고 안정성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유형의 신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최근 판매한 ELS5827호는 투자 기간(3년)에 하루라도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Oil이 모두 기준가격보다 10%를 초과 상승한 적이 있으면 연 18%의 수익을 제공하고 조기 상환된다. 삼성증권은 10일 최고 수익에는 제한이 없고 만기에 원금의 95% 수준을 보장하는 6개월 만기 ‘슈팅업 ELS 6983회’를 내놓았다. SK와 SK텔레콤을 기초자산으로 가입 후 3개월 시점에 두 종목 중 덜 오른 종목의 직전 3일 평균 종가를 최초 기준가격과 비교해 상승분의 120%를 수익으로 지급한다. 만약 최초 가격보다 하락했을 때도 최대 손실은 원금 대비 ―5%로 제한한다.

○ 투자 유의점도 적지 않아

하지만 무턱대고 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 원금비보장형 상품은 급격하게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증권의 조건에 따라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무조건 수익률만 보고 가장 높은 수익률을 선택하면 그만큼 위험도 커진다.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ELS의 수익률은 높게 설정되기 때문이다. 또 ELS의 상품구조에서 원금비보장 구간으로 진입할 수 있는 하방 배리어(원금손실 가능 주가수준)가 높을수록 수익률은 올라가게 되어있다.

따라서 기대수익률 8∼10% 정도의 눈높이에서 투자를 원한다고 한다면 원금 비보장 지수형 스텝다운 상품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원금비보장의 리스크를 원치 않으면 기대수익률 5∼6%의 원금보장 지수형 상품유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최근의 시장은 코스피 2,000 선 안팎의 박스권에 갇혀 쉽사리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불확실성의 장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내재된 시장 리스크를 방어하고 기초자산의 안정성을 높인 지수형 스텝다운 상품(일정기간에 정해진 폭 이상 지수가 하락하지 않으면 조기 상환되는 ELS유형)이 최근의 시장에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정훈 대우증권 파생상품영업부 과장은 “최근 일반투자자가 가장 선호하는 상품은 기초자산이 KOSPI200지수와 HSCEI지수이고 최대가능수익률은 10%초반 대이며 만기 3년 동안 6개월마다 자동조기상환평가주기를 가지고 있는 스텝다운형 상품”이라고 전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LS#펀드#대안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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