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새내기들 ‘IT中企 해결사’로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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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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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균관大 SW科 산학 실험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학생들이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의 연구실에서 파이팅을 외쳤다. 이들은 지난해 중소 IT기업과 공동으로 1년간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벌여 영어교육용 앱과 보안용 앱 등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줬다. 수원=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학생들이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의 연구실에서 파이팅을 외쳤다. 이들은 지난해 중소 IT기업과 공동으로 1년간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벌여 영어교육용 앱과 보안용 앱 등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줬다. 수원=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에 2011년 입학한 김미애 씨(19)와 한준희 씨(18)는 지난달 말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마켓 T스토어에 올라온 토익 교육용 앱 ‘토익 보카’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지난해 1년 동안 안랩에서 산학협력 활동을 한 뒤 인터넷 솔루션 업체 엔텔스에서 인턴 활동을 하며 이 앱의 출시 전 최종 테스트를 담당했다.

“처음에는 ‘황당한 앱’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오류가 많고 쓰기 불편했지만 토익 수험생의 시각으로 테스트하다 보면 고칠 점이 눈에 보이더군요.”

‘매의 눈’으로 두 달 동안 테스트를 벌인 김 씨와 한 씨의 노력으로 앱은 유료 마켓에 내놓아도 될 정도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

중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새내기 대학생들과 손잡고 2년간 장기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취업 직전의 3, 4학년이 주로 참여하는 기존 산학협력과 달리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는 1학년을 과감하게 15개 중소 IT기업 현장으로 보내는 실험을 했다.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은 학생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학생들은 입학과 함께 바로 기업 현장을 체험하면서 기업의 프로젝트에 아이디어를 반영해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 학생들도 “대기업에서 할일 없이 눈칫밥 먹기보다는 중소기업에서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며 환영했다.

성과는 1년 만에 나타났다. 같은 과 신길용 씨(20)는 보안업체 지니네트워크와 손잡고 지난해 5월부터 데이터가 유출될 수 있는 미등록 공유기를 찾는 앱을 개발했다. 동기 박연수 씨(19)와 박종규 씨(19)도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e-매거진을 추천할 수 있는 추천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이들은 각 중소기업이 마련한 연 1500만 원의 장학금으로 1년간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아 문제를 해결했다. 해당 회사 직원이 한 달에 한 차례 학교를 직접 방문하고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겨울방학에는 2개월 동안 회사로 출퇴근하며 IT업체 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며 일을 배웠다.

전공 지식이 부족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은 각자 담당 교수에게 문의해 해결했다. 보안업체 파수닷컴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박정환 씨(20)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이론으로 배우지 못한 문제에 부딪치기도 했지만 직접 경험하고 나니 이론 수업은 오히려 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성균관대의 제안에 반신반의하던 중소기업 대부분이 프로젝트 연장을 요청하고 나서 프로그램은 올해도 진행될 예정이다. 프로젝트로 문제 해결에 성공하지 못한 기업들도 “학생들이 열의를 보여 1년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엔텔스 이정우 실장은 “대학 새내기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아 프로젝트 추진에 큰 도움이 됐다”며 “올해는 20대 초반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도록 사용자인터페이스(UI) 관련 프로젝트를 맡겨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원=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IT#대학새내기#산학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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