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창업러시, 경기회복 신호? 착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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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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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월 신설법인 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새로 생긴 법인은 모두 6439개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91개(51.6%)가 늘어났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로 역대 최대치이며, 2월 신설법인 수로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월별 신설법인 수는 지난해 12월 6645개로 역대 최고치에 이른 이후 3개월째 6000개를 넘고 있다.

경기 회복의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는 낙관론도 나오지만 정작 중기청은 “꼭 그렇게 볼 수만은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우선 착시 효과에 따른 거품이다. 지난해 2월에 들어 있던 설 연휴가 올해는 1월이어서 2월 중 일하는 날이 많았다. 올해 2월은 평년보다 하루 더 많은 29일까지였다는 점도 통계에선 무시할 수 없다.

신설법인 증가가 단기적인 흐름이 아니라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진 현상이기 때문에 이를 경기 회복의 증거라 단언하기도 어렵다. 2008년 연간 5만800여 개였던 신설법인 수는 2009년 5만6800여 개가 됐고, 2010년 6만300여 개, 지난해에는 6만5100여 개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월 신설법인 증가의 원인을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에서 찾는 분석도 나온다. 신설법인 수를 연령대별로 분석해 보면 50대(56.8%)나 60세 이상(66.8%)의 증가율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그렇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30세 미만(44.9%), 30대(45.8%), 40대(50.7%)의 창업 증가율도 고령 세대에 못지않다. 오히려 전달인 1월과 비교하면 50대에서만 창업 수치가 줄어들고 다른 연령대에서는 다 늘어났다. 게다가 보통 은퇴한 직장인이 창업하는 작은 식당이나 프랜차이즈 가맹점 같은 개인사업 창업은 이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이렇기 때문에 ‘경기 회복 때문이라기보다 창업 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걸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온라인쇼핑몰 등 인터넷 창업이 늘면서 창업비용이 과거보다 크게 낮아졌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학의 창업지원도 많아졌기 때문에 회사를 세우는 게 과거보다 훨씬 쉽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전에 없던 직종이나 사업 아이템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강명 산업부 기자
장강명 산업부 기자
2월 신설법인이 늘어난 딱 부러지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구직을 단념하거나 취업에 무관심해지는 무기력한 이들이 늘어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다.

장강명 산업부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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