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50년]반백년 어민의 벗, 이젠 국민의 벗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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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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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 이끌고, 조합은 뒤에서 밀고… ‘소통의 힘’으로 새로운 성장 이끌어내

《수산업협동조합이 위기의 파고를 넘어 괄목 성장하고 있다. 50년 풍상을 거치면서 더 단단해지고, 빛나는 가치를 키우고 있다. 종업원 1000명 이상의 국내 기업 가운데 50년 넘게 역사를 이어온 곳은 불과 44개. 그렇다면 이를 가능케 한 수협의 힘과 가치는 무엇일까. 그 비결은 지난해 불붙기 시작한 수협중앙회의 출자금 증대운동에 숨어 있다. 이 운동은 ‘나’ 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상생정신이 없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 운동 1년 만에 조합들이 앞장서 510억 원을 출자하고 조만간 1000억 원 돌파를 눈앞에 둔 것은 중앙회와 조합이 진정한 협동 정신으로 ‘하나’ 되었음을 보여준다.》
○ 하나의 가치

이종구 수협 중앙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역점 추진할 ‘하나의 가치’로 조합원의 행복을 강조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수산업, 수산인들의 가치를 제대를 인정받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이를 위해 수산업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 중국, 북한, 일본의 불법조업과 침략행위를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수산업은 숨쉴 틈 없는 위기의 연속이다. 박재영 한국수산회 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한중 FTA가 머지않아 체결되면 수산업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며 “수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뿐 아니라 수산인 스스로의 긍정적인 의식변화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하나의 힘

어촌사랑 사진공모전 당선작 - 대상 김봉준
어촌사랑 사진공모전 당선작 - 대상 김봉준
수협 성장의 원동력은 두 가지다. 중앙회가 앞에서 끌면 조합이 뒤에서 밀어주는 것이 그것이다. 중앙회는 어장환경개선과 수산자원 조성사업 등을 통해 조합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지도사업 예산은 올해 210억 원으로 작년보다 35억 원 늘렸다. 예산뿐 아니라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것도 큰 힘이다. 중앙회는 어장 피해 어업인에게 2003년 이후 29억5000만 원을 지원한 것은 물론이고 자체 피해복구지원 봉사단을 조직하며 아픔을 함께했다.

이에 따라 조합들의 경영성과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체 조합의 당기 순이익은 2010년에 이어 작년에도 1000억 원을 돌파했고, 92개 조합 중 92%인 85곳이 흑자를 기록했다. 회원조합의 사업실적은 총 16조25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1998년 이후 침체에 빠졌던 조합들이 되살아나면서 올 들어서만 110억 원을 추가 출자해 중앙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런 자발적 출자는 중앙회가 당초 예상한 수준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남해군수협 이진국 창선유통사업소장은 “50주년을 맞은 올해는 중앙회와 조합의 상생관계가 더욱 더 빛을 발하는 시발점”이라며 “서로 베풀어주는 것이야말로 수협이 갖고 있는 진정한 협동정신”이라고 말했다.

○ 최고의 협동조합

수협은 작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부패방지 평가에서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반부패, 기관장 노력, 제도개선 행동강령 등에서 모두 95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른 협동조합들이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는 동안 수협은 꾸준히 부패 없는 청정 협동조합으로 변신해왔다. 중앙회는 또 격의 없는 소통으로 조합원들의 단결을 이끌어내고 있다. 올 2월에는 전국을 순회하며 조합과 자유토론식의 간담회를 벌였으며, 조합원들은 이 자리에서 수산자원 관리, 가격하락 대비책, 면세유 제도 개선, 판매사업의 중앙회·조합 간 협력 등 요구사항을 격의 없이 쏟아냈다. 11년 전 1조1581억 원의 공적자금을 받으며 위기에 빠졌던 수협은 이제, 내부 결속과 지속적인 경영개선을 통해 최고의 협동조합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수묵 기자 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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