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스페셜]멋진 고객이 고객을 부르고 고객만족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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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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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처럼 고객 경험이 중시되는 분야에서는 기업-고객 간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고객-고객 간 상호작용도 매우 중요하다. 정인희 교수 제공
패션처럼 고객 경험이 중시되는 분야에서는 기업-고객 간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고객-고객 간 상호작용도 매우 중요하다. 정인희 교수 제공
많은 기업이 고객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엄청난 투자비를 들여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업도 많다. 기업과 고객의 관계인 CRM이 중요하다는 말에 세뇌돼 있던 경영자들에게 ‘고객과 고객 사이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낯설게 들릴지도 모른다. 기업이 고객끼리의 관계를 통제하기 어렵기 에 경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미 학계에서는 고객 간 상호작용(customer-to-customer interaction)이라는 용어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고객 간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한 분야는 관광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관광산업에 대한 연구에서 고객 간 상호작용이라는 개념이 태어나기도 했다. 단체 관광객들은 초면인 사람들과 팀을 이뤄 며칠 동안 일정을 함께 소화해야 한다. 마음에 맞는 사람이 많으면 그 여행은 즐거울 것이요,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괴로운 여행이 된다. 호텔 경영에서도 고객 간 상호작용은 중요하다. 호텔 로비에서, 혹은 식사를 하는 레스토랑에서 마주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그 호텔에서의 숙박 경험이 긍정적이 될 수도, 부정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객 간 상호작용은 1970년 중반부터 학계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후 크루즈 여행, 콘서트, 커피숍이나 레스토랑, 영화관, 스포츠센터, 미용실, 병·의원 등 주로 서비스업종으로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들어 학자들은 편의점, 패션 매장 등 제품을 구매하는 상황에서의 고객 간 상호작용에 주목하고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제품을 구매하는 환경에서 특정 행동을 하는 사람이 다른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문제에서 더 나아가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인구 밀도나 동질성 등이 구매 경험에 미치는 영향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패션 상품의 구매에 관한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손님이 아무도 없는 매장에 들어가기보다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매장에 들어가기가 더 쉽다고 느낀다. 또 성별이나 연령, 옷을 입는 취향 등에서 동질적인 손님이 쇼핑하고 있는 매장에 들어가는 것을 더 편하게 여긴다. 대체로 자기보다 못생긴 사람보다는 더 매력적인 사람이 쇼핑하는 매장을 선호한다.

패션 상품과 관련한 고객 간 상호작용은 비단 구매 시점에서만의 문제는 아니다. 단체 관광 여행을 하거나 콘서트나 영화를 보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지만 소비 상황 자체는 일회적으로 종료된다. 반면에 패션 상품은 구매 경험이 오래 지속된다. 구매한 옷을 버릴 때까지 소비자들은 제품에 관심을 기울인다. 어느 순간 자신과 똑같은 옷을 입은 타인을 길거리에서 마주칠 가능성도 있으므로 다른 어떤 상품보다도 오랜 시간 동안 고객 간 상호작용이 이뤄진다.

패션업체들은 디자인과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만들어 쾌적한 매장에서 상냥한 판매사원이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들이 기꺼이 구매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이제 ‘고객 간 상호작용’이라는 시각으로 시야를 확장해볼 필요가 있다. 즉, 고객이 매장에서 함께 옷을 고르는 다른 고객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지, 혹은 똑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은 다른 고객을 보며 어떤 느낌을 갖게 될지, 그래서 결과적으로 해당 브랜드를 어떻게 평가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주변에 내가 멋지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모두 ○○○ 브랜드의 옷을 입더라고요. 그래서 ○○○ 브랜드를 좋아하게 됐어요.” “길에서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피해 가죠. 그런데 내가 그 사람보다 더 멋지게 입었다는 자신감이 있으면 그냥 마주쳐서 지나가기도 해요.” 지금도 많은 소비자가 이렇게 말한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패션 제품의 구매와 관련한 고객과 고객 사이의 상호작용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제 기업들은 고객 간 상호작용에 눈떠야 한다.

정인희 금오공과대 교수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1호(2012년 3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IT혁신 확산방식과 대처법

▼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사람들은 몇몇 아이디어는 쉽게 받아들이고 또 다른 아이디어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 사람이 어떤 아이디어에 감염되면 그 사람은 시간이 좀 흐른 후 그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과정으로 인해 지적인 ‘전염병’이 생겨난다.” 혁신 이론가들은 오래전부터 잠재적 사용자들 사이에서 혁신이 확산되는 현상을 감염을 통해 특정한 질병이 확산되는 현상에 비유했다.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혁신이 확산되는 모습이 전염병의 확산을 나타내는 곡선과 유사한 S모양을 띤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혁신이 확산되는 과정은 단순한 질병 확산 모형에 반영된 과정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보기술(IT) 혁신은 어떤 식으로 확산되는지, 그에 따라 경영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제시했다.



협상중 분노, 약될까 독될까

▼ 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Newsletter


여러 차례 협상한 파트너와 논의하던 중 상대방이 당신 회사의 정보 보안 능력을 더는 믿지 못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상상해 보라. 툭 튀어나온 무책임한 발언에 당신은 화가 났다. 이때 당신의 분노는 협상에 도움이 될까 독이 될까. 협상 참가자의 감정은 협상 결정과 반응에 많은 영향을 준다. 분노는 나중에 후회할 만한 말과 행동을 하게 할 수도 있고, 상대방과의 협력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분노는 유리한 협상 결과를 얻어 내는 데 효과가 있다. 협상 도중 진심으로 느끼는 분노를 숨길 경우 협상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련의 실험을 통해 행복보다는 분노가 협상에 유리하다는 게 입증되기도 했다. 분노가 언제 협상에 도움이 되는지 분석했다.
#DBR#패션#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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