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강국’ 코리아… 방산업체 해외수주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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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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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는 수직 이착륙 ‘틸트로터’ 무인항공기 TR-6X.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는 수직 이착륙 ‘틸트로터’ 무인항공기 TR-6X. 대한항공 제공
올해 우리나라 방위산업 수출 목표인 30억 달러(약 3조3600억 원·계약 기준)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 방산업체가 해외에서 잇달아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내수에 편중됐던 방위산업은 기술 발전과 적극적인 해외 영업활동에 힘입어 수출 효자로 거듭나 ‘군수(軍需)강국 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은 최근 세계 함정(艦艇)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9일 영국 국방부와 항공모함의 군수지원함 4척에 대한 최종 수주 계약을 맺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해군으로부터 잠수함 3척을 수주한 데 이어 날아든 승전보다. 수주 금액은 약 4억5000만 파운드(약 8000억 원)다. 영국이 외국 업체의 군함을 수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기 수출도 점차 물꼬를 트고 있다. 소구경 화기류 제조업체인 S&T모티브(옛 S&T대우)는 9일 미국 민간 총기 수입업체인 라이언하트와 권총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5월부터 1년 6개월간 약 60억 원 규모의 권총을 수출한다. 이 회사는 이번 공급을 계기로 각종 무기류의 미국 수출을 타진할 계획이다.

국내 방위산업 수출은 꾸준한 성장 추세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방위산업 수출 규모는 2006년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 원)에서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9.6배로 늘어난 24억 달러(약 2조6910억 원)에 달했다. 방사청은 “최근 추이를 볼 때 5년 뒤에는 수출 100억 달러(약 11조2000억 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며 “앞으로 수출이 현재 약 7조8000억 원 수준인 내수 규모를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청은 올해 수출 유력 품목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T-50’ 고등훈련기와 LIG넥스원의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삼성테크윈의 ‘K-9 자주포’ 등을 지목하고 있다. 이 중 T-50은 지난해 인도네시아로 첫 해외 수출에 성공했으며 올해는 미국, 터키, 칠레 등으로도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방산업체들이 기존 탄약이나 부품 위주의 수출에서 나아가 기술력에 기반을 둔 고부가가치 창출에 나서는 것도 방산업계의 수출 전망을 밝히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무인항공기 ‘틸트로터’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개발에 성공하면 군사용과 민간용으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T모티브가 미국에 수출하는 권총 LH9. S&T모티브 제공
S&T모티브가 미국에 수출하는 권총 LH9. S&T모티브 제공
방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군수물자 수출이 늘고 있는 것은 높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췄기 때문”이라며 “한 번 수출하면 장기간 관리 지원이 필요해 수출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해외 각국에 민관군 합동 시장개척단을 파견해 수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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