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미FTA 반대 장외투쟁 몰려가지만… 국회서 해법 찾는 김동철-송민순-신낙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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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위서 ISD 등 꼼꼼히 지적
범국본은 ‘낙선 대상’ 낙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이행 점검과 관련해 미국에 보낸 한국의 서한을 보니 우리는 FTA 발효를 위한 법률 제·개정을 끝냈다면서 미국은 관련 조치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것으로 이해한다고만 썼다. 말이 안 된다.”(김동철 민주통합당 의원)

“좋은 지적이다. 미국이 아직 조치를 도입했다고 말할 수 없다.”(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24일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박 본부장은 3월 발효를 앞둔 한미 FTA의 문제를 조목조목 짚어내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진땀을 흘렸다.

송민순 의원은 FTA 이행 점검을 위한 한미 협의에서 재래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유통법과 상생법에 미국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캐물어 “FTA와 충돌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부 설명에 미국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답을 이끌어냈다. 김 의원은 이에 “나중에 미국 기업과 법적 분쟁이 생기더라도 미 정부에 ‘왜 이행 점검 때 제기하지 않았느냐’고 따질 근거”라며 정부에 훈수하기도 했다. 신낙균 의원은 “대통령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을 약속했음에도 외교부의 관련 보고가 애매하다”고 지적해 “ISD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방안을 찾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민주당은 최근 주한 미국대사관 앞 시위에서 “재협상이 안 되면 한미 FTA를 폐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정작 ‘멍석’이 깔린 국회에서 문제점을 파고든 의원은 이 3명뿐이었다. 민주당 외통위원 7명 중 문희상 박주선 최재성 의원은 불참했고 원혜영 의원은 회의 초반 질의 없이 자리를 떴다.

송 의원과 신 의원은 정작 지난해 말 한미 FTA 처리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했을 땐 당내에서 ‘협상파’라고 몰려 정동영 유선호 김영록 의원과 교체돼 외통위를 떠나야 했다. 그 후 정, 유, 김 의원은 외통위 파행을 주도했으며 비준안이 처리되자 외통위에서 슬며시 빠졌다.

이날 국회에서 질문 공세를 편 세 의원은 공교롭게도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낙천·낙선 대상으로 낙인찍은 의원들이다. 한미 FTA에 찬성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김 의원과 신 의원은 한미 FTA에 찬성했다기보단 여야가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협상파였다. 송 의원은 소신에 따라 ‘조건부 찬성’을 주장했지만 지난해 말 ‘ISD의 폐기·유보 재협상을 즉시 시작하겠다는 서면 합의서를 받아오라’는 민주당의 제안에 단초를 제공했다.

민주당은 2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한미 FTA 반대 시민단체 집회에 참석해 또다시 장외로 나선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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