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작지만 알찬 공간… 효율높여 親환경… 아파트가 착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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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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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분양되는 아파트, 중소형 강세·입체적 평면 구성
입주자도 화려함 보다 실용적이고 에너지 절감되는 제품 선호


‘작지만 넓고 크게, 검소하면서 친환경적이게.’

이달 하반기부터 아파트 분양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올해 전국에서 새로 분양될 아파트는 지난해와 비슷한 28만여 채 정도로 추정된다. 이런 아파트들이 선보이게 될 평면과 실내인테리어 디자인 콘셉트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실속’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장기화하고 있는 경기 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1, 2인 가구 증가 추세, 높아지는 환경과 에너지 절감에 대한 관심 등을 반영한 분석 결과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분양된 아파트들에서 이런 추세가 감지되고 있다. 중소형 물량 비중을 높이되 소형 아파트에는 방을 2∼4개씩 만들거나 입체적인 수납공간을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 화려한 조명이나 벽지 대신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소비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식이다.

○ 줄이고 또 줄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소형 아파트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된 ‘송도 그린워크’는 당초 중대형 위주였던 평면을 중소형으로 바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다음 달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할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는 전체 아파트(1711채)를 84m² 이하로 채웠다.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10월 대구에서 분양한 ‘이시아폴리스 더샵 3차’는 1, 2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소형 아파트를 넣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처럼 업체들이 소형에 치중하는 것은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1인 가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데다, 저출산으로 가구원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개발컨설팅 전문업체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최근 주택시장의 주도권이 투자자 대신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공간을 최대한 넓게 쓴다

아파트 규모는 줄어들고 있지만 공간 활용도는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해 8월 경기 광교신도시에서 분양된 호반베르디움은 59m² 아파트에 방을 4개 넣어 큰 인기를 모았다. 발코니 확장을 최대한 활용한 게 성공의 비결이었다.

이후 소형 아파트에 위치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가변형 벽체를 도입해 방수를 2∼4개로 다양화한 상품이 늘고 있다. 종합설계업체 유은서 부사장은 “대형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소형이면서 다채로운 평면 구성을 갖춘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올해는 이런 상품들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수납공간을 극대화하는 상품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소형 아파트 입주자들의 최대 불만사항인 수납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한다

친환경과 에너지 절감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특히 아파트 관리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태양광, 지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 그린에너지를 활용한 시스템이 일반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GS건설이 경남 진주에서 분양한 ‘센트럴 자이’가 대표적이다. 태양광 가로등, 전열 교환 환기 시스템을 도입해 높은 인기를 누렸다.

재밌는 것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에너지 절감형 설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인다는 점이다. 지방은 상대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선호한다. 아파트 실내설비 전문업체 ‘동일 인테리어’의 정종희 사장은 “상대적으로 물가가 낮기 때문에 지방지역에서는 가격보다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화려함 대신 검소로

설비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분위기도 경기 상황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좋을 때 선호됐던 가구나 창틀 등의 테두리를 화려하게 꾸미거나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는 아트월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핀 조명이나 아크등으로 치장하는 일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대신 단순해 보이는 실내장식과 LED 조명이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유 부사장은 “개별 아파트보다는 입주민커뮤니티센터나 엘리베이터 등과 같은 공용시설을 고급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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