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이슈진단]부모부담 부추기는‘90만원 장난감’

  • 채널A
  • 입력 2012년 2월 8일 08시 06분


코멘트
(남) 파워 레인저, 일본에서 태어나 30년 넘게
선풍적 인기를 누리다 우리나라에
상륙한 어린이 모험극의 주인공입니다.

(여) 장난감 로봇으로 만들어진 뒤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돈데요. 그런데 너무 비싼 가격이
사회적인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남) 취재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사회부 윤성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채널A 영상] 아이 장난감이 90만원 장난감?…부모 등골 휘는 합체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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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
윤 기자, 기혼인 걸로 알고 있는데,
아이가 있나요?

(네, 남자아이 둘 있습니다.)

그렇다면 더 잘 아실텐데, 파워레인저 인기가
도대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대한민국 국민이면 피해갈 수 없는 게 납세의 의무겠죠.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서 자녀를 둔 부모라면
파워레인저를 피해갈 수 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제가 취재를 위해 방문한 가정집에서도
남자아이들이 파워레인저를 시청하고 있었는데요,

주변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 시간 내내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빠져든다는 건데요,

특히 합체로봇이 등장해 악당들을 물리치는
장면에서는 소파 위에서 방방 뛰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질문 2]
인기가 대단한 듯한데, 파워레인저의 인기가 높은 만큼
합체로봇 장난감의 인기도 하늘을 찌른다고요?

[기자]
네, 제가 가져 나온 이 로봇이 파워레인저 시리즈 중
최고 히트상품인 엔진포스엔데요,

12대의 로봇이 합체됐습니다.

현재는 새 시리즈가 나와 발매가 중단된 구형 모델이지만
워낙 인기가 있다보니 30만 원이었던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어 무려 90만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비싼 가격 때문에 부모 등골을 휘게 해
등골브레이커로 불리는 ‘노스페이스’
점퍼를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

패딩점퍼는 몇년 동안 입을 수 있지만
합체로봇은 해마다 새 시리즈가 나와
그때마다 사달라는 요구가 많습니다.
[질문 3]
가격이 비싼 만큼 품질이 그만큼 좋은지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아이들이 만족하고 가지고 놉니까?

[기자]
아쉽게도 그렇지 못합니다.

합체로봇은 복잡한 구조 때문에 결합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부품이 쉽게 부러지는 경우도 상당수입니다.

취재 중 만난 학부모도 망가진 합체로봇을 고쳐주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는데요,

부품을 구입할 수 없어 똑같은 장난감을
다시 사주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정유경 / 초등학생 학부모]
“애들이 안 되니까 힘으로 했다가 부서집니다.
이것 때문에 합체가 안 되니까 애들이 또 사달라고…“

국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다른
로봇 장난감도 문제가 많습니다.

뽀로로 인기를 넘어선 ‘로보카 폴리’는
품질이 훨씬 떨어지는
중국산 짝퉁이 대량유통 됐고,

요즘 아이들에게 대세라는 변신로봇 ‘또봇’도
어른도 조작하기 힘들 정도로
부품을 끼우기가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실망스런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오태인/초등학교 1학년]
“잘 안 되는데요, 무슨 생각이 드는지 아세요?
(어떤 생각?) 부셔버리고 싶어요.“
[질문 5]
이런 부실 장난감이 시중에 팔릴 수 있다는 게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한마디로 허술한 품질 인증 절차 때문입니다.

품질인증기관에 확인해 본 결과 제품 출시 전
안전성과 내구성만 확인할 뿐 아이들이 제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지 여부는 검토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객관적인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소비자보호원도 안전성 이외의 부분은
일일이 구제해주기 어렵다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장난감을 만드는
제조사들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인데요,

돈벌이보다 아이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장난감을
만들려는 어른들의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윤성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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