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위기보다 작고 긴 위기 극복이 어렵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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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RB 59개국 회복속도 분석

‘도대체 경기는 언제 회복되는 걸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금융위기로부터의 회복은 과연 특이하게 진행되나’라는 보고서에서 경제가 단기간 깊은 충격을 받은 뒤에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반면 충격의 강도가 세진 않아도 위기가 지속되면 경기가 더디게 살아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1970년 이후 크고 작은 위기를 경험한 전 세계 59개국의 위기 후 경기회복 속도를 분석한 결과로 경제가 큰 충격을 받으면 경기회복이 힘들 것이라는 상식과 다른 것이다.

보고서는 경제가 짧은 기간 강한 충격을 받은 뒤에는 잠시 억눌려 있던 수요가 금방 살아나 예전의 활력을 되찾기 쉽다고 했다. 반면 견딜 만한 수준의 위기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 기술력이 퇴보하고 투자가 위축돼 위기가 끝나도 제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것. 실제 1년 정도 국내총생산(GDP)이 크게 줄어드는 충격이 있었던 국가는 충격 시점을 기준으로 3년이 지나면 GDP가 위기 당시보다 15% 이상 늘었다. 반면 약하지만 긴 불황을 경험한 나라는 3년 뒤 GDP가 위기 때보다 10% 남짓 증가하는 데 그쳤다.

‘탐욕 집단’으로 비난받아 온 은행의 부실에서 비롯된 금융위기는 심각한 불황을 초래하지만 회복 속도는 오일쇼크 등 다른 위기에 비해 특별히 느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 부실로 증시가 폭락하고 투자심리가 꺾이지만 위기가 장기화되지 않는 이상 성장잠재력 자체가 훼손되지는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에 따라 한국 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고용의 질을 높이고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재정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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