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최대 300% 성과급잔치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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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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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어려운데… 中企-서민 주머니서 나온 돈으로…

‘반(反)월가 시위’로 촉발된 비판적 분위기와 금융당국의 자제 요구에도 금융회사들이 잇달아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지난해 12월 기본급의 150%,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3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 순이익이 예상되는 신한은행은 많게는 기본급의 300%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도 6년 만에 100%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고, 하나은행으로 인수되는 외환은행 노조의 성과급 지급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를 근거로 이달 말 연봉의 최대 40%를, 삼성카드는 연봉의 10% 안팎을 각각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생명 교보생명 현대해상 등 다른 보험사들도 이달 말이나 5, 6월경 지난해와 비슷하게 기본급의 100∼3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해당 금융회사들은 대부분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데다 수수료 인하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나선 만큼 우수한 성과에 대한 보상을 ‘탐욕’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반월가 시위는 직원 월급의 수백 배를 받는 월가 최고경영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한국 금융회사 임직원 중 그렇게 많은 월급을 받는 사람은 없다”며 “금융권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매를 맞는다”고 금융권의 정서를 대변했다.

하지만 은행권 수익의 상당 부분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소기업들과 서민들로부터 나왔고, 올해 경제가 작년보다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려울 때를 대비해 내부 유보를 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워 대규모 성과급 지급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금융권 최고경영자들이 올해 경영 화두를 내실 경영과 위기관리로 제시한 상황이어서 ‘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위관계자는 “공적자금 및 자본 확충펀드 투입 등 위기 때마다 정부와 국민의 도움을 받아 생존해온 금융권이 ‘반짝’ 성과가 났다고 성과급 ‘잔치’를 벌여서야 되겠느냐”며 “국내외 경제 불안이 높아진 만큼 대손준비금 적립 등을 통해 위기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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