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에도 ‘올레길’ 있어요”

  • Array
  • 입력 2011년 12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균형과 조화’ 나이별 관리법 제시

애셋 메니지먼트(asset management), 포트폴리오(portfolio), 리스크 리턴 트레이드 오프(risk-return trade-off)….

증권가는 외국어가 너무 많이 사용되는 업계 중 하나로 꼽힌다. ‘자산관리’를 뜻하는 위의 표현들도 증권업계에서는 흔히 쓰이는 용어지만 일반인들에겐 쉽게 이해하기 힘든 생경한 외국어에 불과할 때가 많다.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우리말로 표현한 ‘올레길 투자’를 선보여 증권업계에 신선한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으로 만들어낸 용어인 ‘올레길 투자’는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주도의 올레길에서 그 개념을 빌려왔다. 올레길은 ‘집으로 들어가는 길’을 뜻하는 제주도 방언인 ‘올레’에서 유래된 말로 제주도 둘레의 아름답고 한적한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개발해둔 길이다. 기존의 제주도 여행이 한라산으로 오르는 ‘수직적 경로’였다면 올레길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수평적 행보가 대세가 되고 있다. 올레길은 하나의 목적만 추구하기보다는 주위의 환경과 균형을 이루며 다양하게 생각하는 수평적이고 복합적인 가치 추구를 대변하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올레길이 지닌 이런 의미를 증권업의 ‘자산관리’ 개념에 접목했다.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한 방향으로 쏠린 투자를 하기보다는 여러 자산의 균형과 조화를 맞춤으로써 적정 수익률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 부동산의 장기투자 매력도 감소 등 시대 변화에 따라 다양한 투자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여러 자산에 골고루 투자하는 ‘나누는 투자’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올레길 투자’라는 새로운 용어를 착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대부터 60대까지 나이를 구분해 ‘올레길 투자’의 개념에 맞는 자산관리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20대는 등고자비(登高自卑·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의 자세로 급여통장을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바꾸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30대의 자산관리는 적소성대(積小成大·작은 것을 쌓아 크게 만든다)에 초점을 두고 연금저축 및 장기 주식형 적립식 펀드를 활용하고 40대는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으로 자산관리형 랩, 가치주 적립식 펀드, 연금상품이나 보험사 장기저축을 적극 활용한다. 50대는 유비무환(有備無患·평소에 준비가 철저하면 후에 근심이 없다), 60대는 안분지족(安分知足·자기 분수에 만족하여 다른 데 마음을 두지 않는다)을 우선하도록 했다. 이 시기는 주식형 펀드를 단계적으로 채권혼합형 등으로 교체하고 보장성 보험 유지, 윌지급식 서비스 활용 등이 필요한 단계다. 한국투자증권은 “변화의 최첨단에 선 금융시장을 인문학적 발상으로 유연하게 접근함으로써 투자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