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 - 입 연결 ‘역삼각형’ 속에 취업 성공비결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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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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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라이스大-휴스턴大교수팀 ‘면접관 판단력’ 논문 발표

하반기 취업시즌이 시작됐다. 이때만 되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외모 가꾸기로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이 문전성시’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실제로 최근 국내 구직사이트가 대학생 508명을 대상으로 ‘외모 경쟁력’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응답자 중 98%가 “외모도 경쟁력이란 말에 동의한다”고 답해 놀라움을 주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새파이어는 이 같은 ‘외모 지상주의’는 인종, 성별, 종교 이외에 인류가 극복해야 할 차별요소라고 지적하며, 이를 ‘루키즘(lookism)’이라고 명명하고 비판했다.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만큼 외모의 영향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2009년 미국 예일대 제이슨 플레처 교수팀은 젊은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람이 평범하거나 인상이 좋지 않은 사람보다 연봉이 5∼10%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외모가 취업의 관문인 면접에서부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라이스대 미셸 헤블 심리학과 교수와 휴스턴대 조안 매더러 심리학과 교수팀은 ‘응용심리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얼굴에 상처나 모반, 흉터가 있는 사람은 깨끗한 얼굴을 가진 사람보다 면접에서 나쁜 평가를 받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대화를 할 때 사람의 두 눈과 입을 연결하는 ‘얼굴 삼각형’에 집중한다는 점에 착안해, 면접시험에 들어간 면접관의 눈동자 움직임과 지원자의 얼굴 상처와 형태를 비교했다. 구직자를 처음 보는 면접관은 특히 얼굴 삼각형에 집중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얼굴에 집중을 하면서 면접관은 구직자가 답변하는 세부적인 내용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특히 얼굴 삼각형 안쪽에 상처나 흉터, 점 등이 있으면 면접관은 무의식적으로 불균형감을 느껴 구직자의 답변 내용을 흘려듣게 되며, 결과적으로 외모, 특히 얼굴로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면접관들이 얼굴 삼각형 안쪽에 상처나 흉터가 있는 구직자와 대화를 할 때는 얼굴 삼각형 바깥쪽을 보거나, 먼 곳을 바라보는 등 눈동자가 흔들리는 경향이 강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헤블 교수는 “면접 인터뷰에서 면접관은 구직자가 무엇을 말하고 알고 있는지에 대해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직자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적은 상황에서 얼굴에 나타나는 특징을 중심으로 보게 되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구직자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수준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이번 연구는 특정 인물들이 직장이나 구직시장에서 차별대우받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며 “외모 프리미엄은 또 다른 형태의 차별인 만큼 객관적인 직무 평가를 위한 새로운 평가 도구가 개발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용하 동아사이언스 기자 edmo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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