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세계 1위 지키고 유럽 진출 확대 ‘이중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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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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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20만 t 규모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착공

포스코는 28일(현지 시간) 터키 코자엘리 주 이즈미트에서 스테인리스강 냉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2013년 4월 완공되는 냉연공장은 연간 20만 t 규모의 제품을 생산한다. 왼쪽부터 자페르 차을라얀 터키 경제부 장관, 정준양 포스코 회장, 니하트 에르귄 산업부 장관.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28일(현지 시간) 터키 코자엘리 주 이즈미트에서 스테인리스강 냉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2013년 4월 완공되는 냉연공장은 연간 20만 t 규모의 제품을 생산한다. 왼쪽부터 자페르 차을라얀 터키 경제부 장관, 정준양 포스코 회장, 니하트 에르귄 산업부 장관.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터키 스테인리스강 냉연 공장 착공으로 세계 스테인리스 시장 1위 유지와 유럽 시장 진출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스테인리스 냉연 제품은 전기 강판 등과 함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으로, 터키 정부도 포스코에 무관세 혜택을 주는 것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 스테인리스 생산 확대

포스코는 28일(현지 시간) 터키 코자엘리 주(州) 이즈미트에서 정준양 회장, 니하트 에르귄 터키 산업부 장관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테인리스 냉연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2013년 4월 완공되는 터키 냉연 공장은 연간 생산량 20만 t 규모로, 총 투자금액은 3억5000만 달러(약 4100억 원)다.

스테인리스는 포스코 전체 생산량의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매출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290만 t 규모의 스테인리스 조강 생산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포스코는 “1위이긴 하지만 중국의 타이위안, 스페인의 아세리녹스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태국의 스테인리스 냉연 회사인 타이녹스 지분 인수, 중국 장자강(張家港) 공장 설비 증설에 이어 터키 공장 착공까지 완료해 스테인리스 시장에서 양과 질 모두 앞서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테인리스는 가공 방식에 따라 열연과 냉연으로 나뉘는데, 가볍고 다양한 색상을 입힐 수 있는 냉연 제품이 더 비싸고 수요도 많다. 포스코는 “지난해 스테인리스 생산량의 60%인 냉연의 비율을 장기적으로 80%까지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생산 확대와 함께 스테인리스의 주요 원료인 니켈과 크롬의 추가 확보에도 나섰다. 현재 3만 t 규모의 니켈을 공급받고 있는 뉴칼레도니아와 공급 확대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인도 최대 크롬 생산회사인 IMFA와의 합작을 통해 크롬 3만5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정 회장은 이날 착공식에 앞서 이스탄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니켈을 더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의 실험 생산이 거의 완성됐다”며 “니켈과 크롬의 자급률을 높여 유럽,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가장 우위에 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터키 발판으로 유럽 진출

포스코가 새로운 냉연 공장을 터키에 짓기로 한 것은 터키의 높은 경제성장률에 따른 스테인리스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터키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다.

지난해 터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8.2%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터키는 최근 경공업에서 중공업으로 급격하게 산업 고도화기 진행되고 있어 스테인리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 터키 내에 스테인리스 생산 공장은 없다. 오창관 포스코 스테인리스부문장(부사장)은 “2015년 공급에 비해 수요가 100만 t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터키 및 동유럽 지역은 대표적인 스테인리스 공급 부족 지역”이라며 “터키 공장 설립으로 터키 시장 선점은 물론이고 동유럽, 중동 등 인접 지역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포스코는 터키를 발판으로 유럽에 진출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터키는 2013년까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게 목표다”라며 “터키의 EU 가입 이후 터키를 통해 유럽으로 진출한다면 세금, 반독점 문제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터키에 진출한 한국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포스코에 대해 터키 정부도 협조적이다. 정 회장은 27일 압둘라 굴 터키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만나 터키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으며 터키 측은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당장 터키 정부는 스테인리스의 원자재인 포스코의 핫코일에 관세를 부여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재 2%인 관세 감면에 대해 터키 정부의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정 회장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4분기(10∼12월) 사업 계획을 재검토하고 투자도 조정할 것”이라며 “내년 사업 계획은 여러 불확실성 때문에 시나리오 경영 쪽으로 가야 할 것으로 보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즈미트·이스탄불=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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