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연해주에 6700ha 농장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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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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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값 올라 새 수익원”… 기업들 해외농산물 확보 나서
대우-삼성물산도 印尼진출

현대중공업이 2009년부터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현대 하룰 농장 전경. 현대중공업은 이 농장에서 지난해 옥수수 등 7800여 t의 곡물을 생산했다.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2009년부터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현대 하룰 농장 전경. 현대중공업은 이 농장에서 지난해 옥수수 등 7800여 t의 곡물을 생산했다. 현대중공업 제공
국내 기업들이 해외 곡물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곡물 자원이 기업의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있다. 저조한 국내 식량 자급비율을 높이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일 러시아 연해주 미하일롭카 지역에 위치한 아시놉카 농장을 인수해 영농법인인 ‘현대 미하일롭카 농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150km 떨어진 이 농장은 여의도 면적(295ha)의 23배에 달하는 6700ha(약 2000만 평) 규모다. 여기서 현대중공업은 내년부터 콩 4000t과 밀 2000t, 귀리 1000t 등 총 7000t의 곡물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3년간 1300만 달러(약 150억 원)를 투자하고 2014년에는 매출액 5만 달러를 목표로 잡았다. 현대 미하일롭카 농장은 2009년 연해주에 현대중공업이 설립한 ‘현대 하롤 농장’ 이후 2번째 농장이다. 현대 하롤 농장에서는 지난해 콩과 옥수수 등 7800여 t의 곡물을 생산했다.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국내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여러 기업이 해외 식량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팜오일 농장 개발 전문업체 피티바이오인티아그린도의 지분 8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우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파푸아 주에 있는 3만6000ha 규모의 팜오일용 야자농장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또 캄보디아에서도 2만6000ha 규모의 농장에서 쌀 및 콩 농장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2008년부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 서울시 면적의 40%에 달하는 2만4000ha 규모의 팜 농장을 운영해 연간 10만 t의 팜유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앞으로 팜 오일을 전 세계의 바이오디젤 관련 회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식량자원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농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옥수수는 지난 1년 동안 35.0%, 대두는 26.8%, 면화는 11.7% 올랐다.

이런 추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계 인구 증가로 식량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개도국의 육류 소비가 늘면서 사료용 식량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옥수수가 에탄올 생산에 투입되는 등 곡물 자원이 대체 에너지로 각광받으면서 곡물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또 국내 기업들의 해외 대규모 곡물 생산은 7월 현재 27.1%에 불과한 한국의 식량자주율을 끌어올릴 수도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농업은 미래 산업이자 생산과 가공, 유통을 아우를 수 있는 부가가치가 큰 산업”이라며 “생산 기반을 확고히 갖추고 노하우를 쌓아가면서 곡물 사업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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