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지방 부동산]<1>호남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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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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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올들어 14%급등… 분양 프리미엄도 붙어

《 ‘수도권은 부동산 한파, 지방은 부동산 열풍.’ 광역시와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집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집값이 제자리걸음이거나 떨어진 것과 달리 광주와 부산, 대전 등 광역시와 경남 충북 강원 등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과열 조짐도 보인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지방 주요 도시의 부동산시장을 4회에 걸쳐 점검해본다. 》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청약 마감한 광주 ‘제석산 호반 힐하임’ 본보기집 오픈 때의 모습. 호반건설 제공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청약 마감한 광주 ‘제석산 호반 힐하임’ 본보기집 오픈 때의 모습. 호반건설 제공
2일 광주 서구 쌍촌동 ‘제석산 호반 힐 하임’ 본보기집(모델하우스). 청약 당첨자 발표 이튿날인 이날 본보기집 출구 앞에는 분양권 전매를 노린 부동산중개업자 1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전용면적 84m², 3가지 타입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평균 청약 경쟁률 11.7 대 1을 기록하며 모두 마감됐다. 한 중개업자는 “벌써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이 800만 원 넘게 붙었고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광주에서 분양하는 대다수의 아파트들은 이처럼 높은 경쟁률에 순위 내 마감될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인기의 주요인으로 공급 부족을 꼽는다. 오준균 호반건설 광주지역 분양소장은 “2007년 미분양이 늘고 다수의 지역 건설업체가 부도나면서 3년 넘게 신규 공급이 없었다”면서 “공급 부족으로 전세금과 매매가가 함께 급등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부족으로 집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 기준으로 광주지역 주택 전세금과 매매가는 각각 14.5% 올랐다. 전국 평균 전세금 상승률(9.1%)을 상회하는 것은 물론이고 평균 매매가 상승률(5.3%)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택지지구(수완지구) 혜택을 본 광산구(16.7%)와 학군이 좋은 북구(16.6%) 등이 집값 상승을 주도했으며 동구(3.8%)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 목포 전주 집값도 두 자릿수 상승

집값 상승세는 광주뿐만 아니라 전남과 전북 중소도시에서도 뚜렷하다. 8월 말 현재 전남 목포가 14.2% 오른 데 이어 전북 전주도 10%가 올라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북 군산(9.2%), 익산(6.5%) 등도 모두 전국 평균 상승률을 넘어섰다.

목포는 전남도청이 들어선 남악신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 3년 전 3.3m²당 600만 원을 밑돌던 이 지역 아파트 분양가는 700만 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말 남악신도시 옥암지구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목포 우미 파렌하이트’의 양수찬 피데스개발 목포사업소 소장은 “신도시 개발을 계기로 구도심에서 신도시로 이주하는 인구가 늘면서 주택 가격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전주를 비롯한 전북 지역도 최근 3, 4년간 공급물량 부족으로 주택 가격이 급상승했다. 호남 지역 전문 분양대행사인 정원C&D 김유정 팀장은 “호남은 본래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70% 이상 되는 지역인데 최근 전세난으로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다’는 심리가 확대되는 것 같다”면서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1년 새 집값이 50% 이상 오른 지역도 있다”고 전했다.

○ 하반기 1만여 채 신규 분양 봇물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분양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 올 8월까지 분양된 아파트만 30여개 단지 약 1만 5000채에 달했다. 연말까지 16개 단지 약 1만 채가 더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에서는 대림산업이 광산구 우산동 일대에 1112채의 대단지 아파트 ‘우산e편한세상’을 분양하는 등 총 2600채가 새로 공급될 예정이다. 전남에서는 목포와 순천 등에서 약 3000채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 전북에서는 혁신도시 조성지 주변에 아파트들이 잇따라 공급되면서 올해 말까지 4000채가 넘는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호남지역은 그동안 공급이 끊겼던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집중된 물량이 공급 과잉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광주=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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