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小·農]봉독으로 여드름 치료… 누에로 동충하초 생산… 고부가 상품 연구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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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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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과 누에로부터 신소재 신약품을 개발하는 잠사양봉소재과 연구팀.
벌과 누에로부터 신소재 신약품을 개발하는 잠사양봉소재과 연구팀.
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과는 꿀벌과 누에를 이용해 산업화 가능성을 제시하는 등 주목받는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여왕벌이나 일벌의 독주머니에 저장돼 있는 맑고 투명한 액체인 봉독(蜂毒)은 과거부터 민간과 한방에서 약효가 증명돼 왔다. 동물약품, 화장품, 의약품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채집 기술이 없어 비싸고 효율이 떨어지는 외국 제품을 수입해야 했다. 하지만 2005년 잠사양봉소재과는 국내 최초로 벌을 죽이지 않고 봉독을 채취하는 장치를 개발하면서 국내에서도 봉독에 대한 약리효과 등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가능하게 됐다.

봉독은 최근 탁월한 항염증 효과로 여드름 치료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한상미 연구사는 최근 봉독을 이용한 여드름 전용 화장품을 개발했다. 이 화장품은 여드름균 ‘아크네’ 증식을 3.5배 감소시키고, 황색포도상구균의 증식은 5배 억제했다. 기존 여드름 화장품의 대표적 성분은 항균 및 항진균제인 ‘살리실산’과 ‘트리클로산’으로 지나치게 피부를 벗겨낸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천연 항생물질인 봉독은 항균, 항염증 작용뿐만 아니라 탁월한 세포 재생력과 피부 안전성이 입증돼 화장품 원료로 환영받고 있다. 여드름 관련 화장품의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000억 원대로 양봉 농가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잠사양봉소재과는 사양사업으로 평가되던 누에를 기능성 식품, 의약품 및 의료용 신체조직, 화장품 등으로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누에로 고가(高價)의 동충하초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산업화의 길을 열었고, 흰색 일변도였던 누에 품종을 개량해 염색이 필요 없는 황금색 실크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 누에의 원사에서 보습성이 우수하고 피부 재생 능력이 있는 ‘피브로인’ 성분만 남겨 화장품이나 치약을 만들기도 하고, 보습성과 점착성이 좋은 ‘세리신’ 성분으로 보습용 비누를 개발하기도 했다. 인체 친화력이 강한 점을 활용해 인공 고막과 인공뼈를 만들고 있다.

이명렬 잠사양봉소재과장은 “농가 수익과 연결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생산물을 만들어 내도록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수준 높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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