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자산 ‘MMF 피신’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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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지난주 무려 498억 달러 몰려”… 금값도 6주연속 상승세

글로벌 주식시장이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회귀 움직임이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를 능가하고 있다. 특히 언제라도 현금화할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는 금으로의 쏠림 현상은 금융위기 때보다 더욱 극심하다.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금융시장 불안이 어느 때보다 가중됐던 지난 한 주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무려 498억 달러(약 53조8338억 원)가 현금성 자산인 MMF로 몰려들었다. 주식형펀드에서 261억 달러, 채권형펀드에서 104억 달러가 유출됐다. 한 주에 500억 달러에 가까운 현금이 시장에서 빠져나온 것은 리먼 사태로 인한 폭락장 때보다 훨씬 큰 규모로, 위험자산을 처분해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는 이가 많아졌음을 뜻한다.

위험자산 회피 현상은 안전자산인 금값 상승도 계속 부채질하고 있다. 2009년 8월경만 해도 온스당 900달러대였던 금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면서 최근 1800달러에 육박했다. 국제 금값은 11일(현지 시간)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계속되는 폭등세를 막기 위해 금 선물의 증거금을 22% 인상한다고 발표한 이후 소폭 하락하며 진정세로 접어들었지만, 이틀간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평균 5.5% 상승해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당분간은 수그러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의 경기 상황이 좋지 못한 데다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CME의 증거금 인상으로 금값이 다소간의 조정을 보이더라도 곧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리란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 신용등급 하락 사태로 인해 금값 상승의 여건을 조성하는 저금리와 저성장, 높은 유동성 수준 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12개월 금값 예상치를 온스당 2000달러로까지 높였다.

한편 국내 주식형펀드의 주간 수익률 역시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채권형 펀드는 올해 3월 이후 최고 수익률을 거둬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1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9.36%이었다. 이는 지난 2008년 11월 셋째 주 이후 주간 기준으로는 최대 하락폭이다. 해외주식펀드를 포함한 전체 주식형펀드는 8.77%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투자가의 순매도 공세로 대형주가 10.45% 하락하면서 대형주 비중이 높은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했다. 반면 국내 채권형펀드는 3월 둘째 주 이후 주간으로 가장 높은 0.56% 수익률을 거뒀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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