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발 화장품, 전세계 대박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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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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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화장품 브랜드 ‘크리니크’가 최근 세계적으로 성공시킨 에센스 2개는 한국인의 아이디어를 통해 탄생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리페어웨어 레이저 에센스’는 한국지사가 제품 질감과 용기 디자인 등 개발 과정에 깊숙이 참여해 제작했다. 한국지사 총괄 브랜드매니저인 차현숙 전무의 영어 이름을 본떠 ‘제니 에센스’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이 브랜드의 ‘더마 화이트 크리니컬 에센스’는 한국에서 개발한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다. 현지 언론 등을 통해 효능이 집중적으로 조명되면서 프랑스 미국 영국 등에서 고급 화장품 스킨케어 부문 제품 판매 순위 1, 2위를 다투고 있다.

한국의 소비자와 기술력이 반영된 이른바 ‘코리엔티드(Korean-Oriented)’ 화장품이 세계적으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글로벌 화장품업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2, 3년 전까지만 해도 테스트마켓 정도로 분류됐던 한국 시장이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의 메이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 글로벌 화장품 업계 한국 주목

국내 중소 화장품업체들이 제작해 아시아 전역에 ‘뷰티 한류’ 붐을 조성한 ‘BB(블레미시 밤)크림’을 글로벌 브랜드들이 속속 선보이는 것은 ‘코리엔티드’ 붐의 대표적 사례다. 글로벌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5월 한국 시장에서 BB크림을 내놓은 랑콤 관계자는 “특정 국가의 인기 아이템을 글로벌 브랜드가 아시아 또는 전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출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맥’은 BB크림과 립스틱 신제품 ‘코리안 캔디’를 최근 세계 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2월 론칭한 디오르의 BB크림은 아시아지역 내 자외선차단제품 가운데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조르조 아르마니도 내년에 관련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업계에선 독일 컴포트슈즈 브랜드 ‘가버’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아시안 핏(Asian Fit)’을 추가하면서 한국 소비자가 좋아하는 볼 부분이 넓고 굽이 높은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 한국 근무가 승진 코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글로벌 화장품업계의 한국 시장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일본을 따라잡고 있다. ‘맥’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3월을 고비로 한국 시장의 매출이 일본을 넘어섰다. 한국이 영국에 이어 매출 2위 국가로 떠오른 것이다. 남성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인 ‘아라미스’의 랩시리즈는 2009년 말부터 한국 시장이 영국 미국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랑콤 비오템 키엘 슈에무라 등이 포함된 프랑스 로레알그룹 럭셔리프로덕트 부문과 디오르, 에스티로더 등 빅 브랜드의 한국 시장 매출도 지난해 일본과 격차를 크게 줄인 데 이어 올해는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에서 파견되는 임원들 역시 일본보다 한국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티로더 등이 속한 엘카코리아에서 2006년까지 근무했던 리카르도 킨테로 지사장이 지난해 본사 글로벌 마케팅 총괄매니저로 승진하고 지난해까지 근무한 크리스토퍼 우드 사장이 신규 전략 관련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한국 근무 경험을 본사에서 높이 평가했다는 의미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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