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벨트의 원조’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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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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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석학 모아 ‘과학벨트 나침반’ 역할”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은 과학과 예술이 중심이 되는 국제 미래포럼인 ‘랑콩트르 시즌 2’를 11월에 발족할 계획이다. 기초기술연구회 제공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은 과학과 예술이 중심이 되는 국제 미래포럼인 ‘랑콩트르 시즌 2’를 11월에 발족할 계획이다. 기초기술연구회 제공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64)의 이름 석자 앞에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원조(元祖)’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005년 서울대 물리학부 교수 시절 과학·예술·인문학 교수들로 구성된 ‘랑콩트르(Rencontre·만남)’라는 모임을 만든 게 발단이다. 랑콩트르는 2006년 사단법인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은하도시 포럼’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2007년 은하도시는 비즈니스 개념이 들어간 과학벨트로 진화했다. 과학벨트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과학벨트 입지 선정이 지난달 마무리되면서 민 이사장은 최근 새로운 구상에 들어갔다.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만난 민 이사장은 “‘랑콩트르(은하도시) 시즌 2’를 11월에 발족할 예정”이라면서 “2005년 ‘랑콩트르 시즌 1’이 국내 연구자들의 모임이었다면 시즌 2는 세계적 석학이 포함된 글로벌한 모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랑콩트르 시즌 2는 과학과 예술이 중심이 되는 국제 미래포럼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 랑콩트르 시즌 2에서 논의된 내용은 과학벨트에 담을 기초과학 연구의 큰 흐름을 정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민 이사장은 “과학벨트는 이름 그대로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연구를 해나가야 한다”면서 “첫 모임에서는 국제적인 리더급 과학자들이 국적을 초월해 미래 가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21세기형 기초과학 연구’를 강조했다. 20세기 기초과학 연구는 한 가지 자연 현상을 깊이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21세기형 기초과학은 이렇게 모인 지식들을 융합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민 이사장은 “과학벨트의 기초과학 연구를 담당하는 기초과학연구원에서는 21세기형 기초과학을 연구해야 한다”면서 “처음 은하도시 포럼을 계획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과학과 예술을 융합한 21세기형 기초과학을 살리겠다는 꿈은 여전히 꾸고 있다”고 말했다.

민 이사장은 9월에 결정할 예정인 기초과학연구원장 ‘0순위’로 꼽힌다. 과학벨트에서 이뤄질 기초과학연구를 총괄하는 자리다. 그는 “주위의 시선이 너무 부담스럽다”면서 “기초과학연구원이 잘되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도와주고 그런 위치에 놓이면 만족스럽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과학벨트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기 때문에 민 이사장은 이사장 임기 3년간 매년 가을 국정감사 때 야당 의원들에게 ‘집중공격’을 받았다. 당시에는 과학벨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매우 불안했던 때라 그 화살이 모두 민 이사장에게 꽂혔다. 기초기술연구회가 교과부 산하 정부 출연연구기관 13개를 관장하는 기관이지만 출연연에 대한 질문보다는 과학벨트에 관한 질문만 나왔다. 민 이사장은 “최고경영자로서 기초과학연구원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원장의 자율권이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를 두 달 남겨 놓은 민 이사장은 정부 출연연구기관에 대한 애정과 걱정도 내비쳤다. 민 이사장은 최근 출연연 선진화 방안이 급물살을 타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 움직임이 이는 것과 관련해 “과학자가 행복할 수 있는 조직 개편, 선진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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