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중추’ 핵심 생산인구 첫 감소

  • Array
  • 입력 2011년 6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1949년 조사 이래 25~49세 처음으로 줄어
저출산 가속화… “이민정책이 대안”견해도

6·25전쟁 때도 줄지 않았던 경제활동의 중추인 ‘핵심 생산가능인구’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연령층의 인구가 줄면서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통계청의 ‘2010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현재 내국인 기준 핵심 생산가능인구는 1953만8000여 명으로 5년 전 조사에 비해 약 36만7000명이 줄었다. 핵심 생산가능인구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가운데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편인 25∼49세에 해당하는 인구다. 이 인구가 감소하면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젊은 근로자가 줄면 노동의 질과 총량이 모두 감소하기 때문이다.

핵심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인구총조사를 시작한 1949년 이래 처음이다. 젊은층의 인명 피해가 많았던 6·25전쟁 기간에도 핵심 생산가능인구는 줄지 않았다. 1949년 약 562만5000명이던 핵심 생산가능인구는 1975년 1012만 명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선 뒤 2005년 약 1990만5000명으로 2000만 명에 바짝 다가섰다.

성별로는 남자 핵심 생산가능인구가 2005년 1002만8000명으로 처음 1000만 명을 넘어섰다가 5년 뒤인 지난해 984만6000명으로 다시 100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여자 핵심 생산가능인구도 2005년 987만7000명에서 정점을 찍었으며 지난해에는 969만3000명으로 줄었다.

총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도 핵심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 것은 저출산이 급격히 진행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인 15∼49세에 낳는 평균 출생아 수는 지난해 1.22명에 그쳤다. 통계청이 이와 관련해 첫 통계를 파악한 1970년 4.53명의 4분의 1 수준이다.

핵심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잠재성장률이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젊은 노동자가 줄면 전체 근로자의 1인당 노동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소비를 활발하게 하는 젊은층이 감소하면서 소비규모도 줄게 된다. 구성열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5∼49세 인구는 생산과 소비의 정점을 형성하는 연령층”이라며 “이 연령층의 인구가 줄면 미래의 생산이 위축되고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성 핵심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저출산의 가속화를 불러온다. 해당 연령대가 가임기 연령층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결국 고령화도 속도를 내면서 정부의 복지지출 부담을 키워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각에서는 젊은 노동력을 수혈하기 위해 이민정책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당장 내국인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기도 버거운 상황이어서 이민정책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언어와 문화가 외국인에게 친숙하지 못해 고급 해외인력을 유치하려면 힘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육시설에 투자하고 다자녀 가정에 대한 지원을 늘려 출산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다자녀 가정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지방자치단체는 학비를 지원하는 등 세세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