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폭파’ 협박…이건희 회장은 정상출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3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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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이메일이 3일 접수돼 경찰이 출동해 수색을 벌이는 와중에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정상 출근'했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한 것은 지난달 21일과 26일, 28일에 이어 네번째다.

그는 이날 8시5분 경 사옥에 나왔으나 홍보팀이 "출근할 때마다 질의응답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기자들의 질문 자체를 봉쇄해 아무 말 없이 42층 집무실로 향했다.

이 회장이 출근하기에 앞서 경찰은 '삼성 본사와 주한 아랍국가 대사관에 2~6일폭발물을 설치해 폭파시키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삼성 캐나다 현지 법인에 들어왔다는 신고를 받고 이날 오전 7시35분 경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특공대와 강력팀원 등 50여명을 보내 수색 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삼성 계열사의 사무실은 제외하고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주차장, 지하상가 등 공용 시설을 4시간가량 살폈으나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삼성 측은 전했다.

삼성 관계자는 "경찰이 와서 이곳저곳 살폈지만, 회사 내부적으로 별다른 움직임이나 동요는 전혀 없으며 사내 공지 등을 통해 주의사항이 전달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슨 수상한 낌새라도 있다면 이 회장이 출근해 근무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회사로 나옴에 따라 그의 '정기 출근'이 정상 경영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는 해석이 삼성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달 21일 서초사옥으로 사실상 처음 출근하면서 김순택 미래전략실장 등에게 "앞으로 해외 출장 등의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나오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삼성 주변에서는 이를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많았지만, 이 회장은 이틀 뒤인 지난달 26일 김 실장 등 측근들에게만 출근 사실을 알린 채 갑작스레 나왔었다.

이 회장이 이어 28일에도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그의 '정기 출근'이 기정사실화됐다.

그는 21일 미래전략실 팀장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경영 전반의 현안을 논의했고 이어 삼성전자 사장단, 전자 계열사 사장단 등을 차례로 불러 주요 사안과 미래 신수종 사업 준비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특히 첫날 퇴근길에 "(삼성전자에 대한 애플의 소송은) 튀어나온 못을 때리려는것"이라고 했고, 28일에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의 '대기업에 대한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발언과 관련해 "오히려 환영한다"고 말했으나 이날 출근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 그가 회사로 나오는 것이 더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했다.

삼성 측도 "'회장이 출근한 것을 두고 웬 난리냐'는 비판도 있다. 나올 때마다 기자들과 문답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지나친 관심을 두지 말 것을 요청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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