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일본펀드에 해 뜰까

  • Array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일본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펀드는 일본 증시의 장기간 침체로 수익률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한동안 신상품 개발이 뚝 끊겼다. 하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시작되고, 일본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최근 자산운용업계가 약 4년 만에 일본 관련 펀드 신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는 것. 일본펀드가 모처럼 재조명을 받고 있지만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 자산운용업계 4년 만에 일본펀드 출시

해외펀드 열풍이 불었던 2007년 한때 반짝 인기를 끈 이후 신상품을 찾아볼 수 없었던 일본펀드가 약 4년 만에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5일 ‘일본의 경쟁력 부품소재 펀드’를 내놓으며 막혔던 물꼬를 텄다. 미래에셋 내에서 일본펀드를 출시한 것은 4년여 만의 일이다. 업계 전체로 봐도 2007년 9월 ‘KB일본블루칩셀렉션펀드’ 이후 3년 8개월 만의 신상품이다. 이 펀드는 일본 기업이 강점을 갖는 부품, 소재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강력한 시장 지배력과 세계적인 경쟁력, 해외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올 초부터 “일본 기업들의 성장성, 역량이 과거와는 다르다. 일본은 올해 눈여겨봐야 할 해외 투자처 중 하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슈로더자산운용도 ‘재팬 알파 증권 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을 선보인다. 이 펀드는 일본에 투자하는 역외펀드를 편입한 재간접 형태의 상품이다.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일본 증시 상장 종목을 분석해 30여 개 종목에 선별투자하는 형태다.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일본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투자결정은 신중할 필요 있어

일본펀드는 출시한 이후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했다. 해외펀드가 인기를 끌 당시 일본경제가 10년간의 장기침체를 끝내고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후로도 부진을 면치 못한 때문이다. 2007년 5월 18일 3조1105억 원까지 늘어나던 일본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27일 기준 5518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일부 변화가 나타난 것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부터다. 북미펀드, 중국 본토펀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해외펀드가 순유출되며 환매 러시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펀드는 최근 1개월 동안 약 106억 원이 신규 유입됐다. 하지만 일본펀드의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평균 수익률은 ―5.39%,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74%에 머물고 있다. 연초 이후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KB일본블루칩셀렉션증권자투자신탁’ ‘프랭클린템플턴재팬증권자투자신탁’ 등의 수익률마저 ―2% 안팎일 정도로 부진하다. 따라서 최근 신상품 출시 등을 기점으로 일본펀드가 해외펀드의 한 축으로 커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용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 수준으로 과거 5년 평균의 75%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국가별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해보면 현재 가장 저평가돼 있는 곳이 일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지진 효과를 노리고 일본펀드가 새롭게 출시되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한다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은 저성장 국가이고, 지진 위험이 상존하는 등 투자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