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상담원 바로연결··· 영상통화··· 모바일 뱅킹··· “노령층에도 친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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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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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키패드깴음성안내 ATM 등 장애인 위한 서비스 운영


《개인사업을 하는 김모 씨(62)는 최근 신용카드 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었다가 ‘음성인식 자동응답시스템(ARS)’에 흡족해했다. ARS 음성에 따라 번호를 누르는 대신“카드 한도요”라고 말하니 곧바로 카드 이용 한도에 대한 안내가 이어졌다. 그는 “전에는 설명을 다 듣고 하느라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전에 말한 번호를 까먹어 이용하기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전국의 고객들이 녹음한 12만 개의 데이터를 활용해 사투리까지도 알아듣는다. 카드회사 관계자는 “음성 인식률이 96% 이상”이라며 “특히 ARS에 익숙하지 않은 장년층에게 인기”라고 설명했다.》
○복잡한 ARS 대신 상담원과 바로 연결


최근 고령화시대에 발맞춰 금융회사들이 노인과 장년층을 위한 서비스들을 내놓고 있다. 눈이 침침한 노인들을 위한 별도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부터 노인 전문 상담원에 이르기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전화 상담센터는 인터넷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 많이 이용하지만 긴 대기 시간과 ARS 이용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현대카드는 늘어나는 장년층 고객을 위해 전문 상담원 제도를 마련했다. 전문 상담원 40여 명은 말하는 속도와 발음의 정확도, 적절한 어휘 선택 등을 배운다.

일부 카드사는 아예 ARS를 거치지 않고 상담원을 연결해준다. 삼성카드는 60대 이상 회원이 카드 가입 시 등록한 휴대전화로 걸면 별도의 절차 없이 상담원과 바로 통화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카드도 60세 이상 고객일 경우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더 이상의 ARS 안내 없이 상담원에게 연결해 준다.

노인이나 저 시력자를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는 이미 많이 보급돼 있다. 시력이 나쁜 노인들을 배려한 것이다. 특히 계좌번호나 보안카드번호 등 헷갈리기 쉬운 숫자 판을 크게 키우고 입력 창을 다른 색으로 꾸며 구분하기 쉽게 했다. 또 복잡한 메뉴 구성 때문에 혼란스럽지 않도록 꼭 필요한 주요 기능으로만 구성했다.

○영상통화, 모바일 뱅킹에도 노인 열풍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영상통화를 이용한 서비스도 개발됐다. 영상ARS고객센터에 영상통화를 걸면 음성안내와 동시에 휴대전화 화면 결제대금, 사용 내용 등과 같은 선택 메뉴가 표시된다. 따라서 굳이 설명을 끝까지 듣지 않더라도 원하는 메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영상통화용 휴대전화에서만 가능하며 영상통화 요금이 부과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노년층 고객이 많은 회사는 서비스 개발에 더 적극적이다. 농협은 다른 회사들이 스마트폰 관련 프로그램(앱)에만 집중하던 지난해 말 오히려 기존 일반 휴대전화에서 쓰이는 VM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강화했다.

농협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었지만 노인층 고객은 기존 휴대전화를 고집하거나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을 위해 기존보다 200% 이상 화면이 커진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조회, 이체 등 주요 기능은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고, 고객들의 관심이 많은 날씨와 쇠고기·농산물 이력 정보를 추가했다.

노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여서 ‘노인 특화 서비스’ 바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인과 장년층이 금융권의 중요한 마케팅 대상으로 떠올랐다”며 “이들을 위한 금융상품은 물론 서비스를 계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대상 서비스 개발도 잇따라

노인뿐만 아니라 앞을 보지 못하거나 듣지 못하는 장애인들도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돼 온 것이 사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소외 계층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장애인을 위한 CD/ATM(은행자동화기기) 표준’을 제정했다. 이후 각 은행 지점에 점자 키패드나 근접 센서와 이어폰을 통한 음성 안내 기능이 있는 ATM기기들이 크게 늘었다.

우리은행은 점자로 된 보안카드를 제작해 나눠주고 있다. 또 시각장애인들은 100만 원 이하의 소액을 이체할 때에는 보안카드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며 텔레뱅킹 입력시간도 일반인보다 길게 늘려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신한카드도 ‘손끝愛 상담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청각 장애인과 언어 장애가 있어 전화 상담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전문 상담원들이 인터넷 채팅으로 상담을 해 준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공인 인증을 받은 후 채팅상담 메뉴를 클릭하면 된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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