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막강파워]정치-의료-교육-문화계도 삼성손길 안 닿는 곳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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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A 씨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지만 전공의 과정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마쳤다. 이 과정에서 많은 걸 포기했다. 힘든 전공의 과정에서 생기는 끈끈한 선후배 관계와 ‘서울대 의대 전공의’라는 타이틀은 의료계에서 중요한 ‘빽’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A 씨는 “삼성서울병원은 해외연수 기회가 많고 기업경영 시스템을 도입해 병원 운영이나 의료사고 대처 등에서 선진적인 부분이 많다”면서 “삼성병원에 있었던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순히 경제·산업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첨단 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정상급으로 올라선 삼성의료원 외에도 정치 법조 교육 문화 체육 등 사회 전반에 삼성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분야가 없다.

정치권에서는 전직 국무총리들과 삼성의 인연이 눈에 띈다. 이수성 전 총리는 총리가 되기 직전 삼성언론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대법관 출신 김석수 전 총리도 총리직을 맡기 직전
까지 삼성전자 사외이사였다.

18대 국회도 삼성에 낯설지 않다. 판사 출신인 이영애 자유선진당 의원은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 출신이고,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은 삼성물산 법무팀에서 일한 바 있다.

삼성의 사외이사를 보면 삼성이 사회와 맺는 관계가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파악된 사외이사 67명 가운데 27명은 대학교수였다. 이어 관계(14명)와 법조계(12명) 출신 사외이사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외국 기업의 사외이사는 대개 관련 업계와 투자자인 금융권 인물로 구성되지만 삼성의 사외이사 가운데 재계 출신은 7명, 금융권 출신은 4명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삼성은 성균관대와 중동중고교의 재단 운영에 참여하면서 교육 분야에도 새로운 운영방식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말아톤’으로 유명한 정윤철 감독은 삼성문화재단이 문화·예술계의 젊은 인재에게 해외연수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었던 ‘멤피스트 제도’의 장학생 출신이다.

삼성은 야구(삼성 라이온즈) 같은 인기 종목은 물론이고 비인기 종목도 꾸준히 후원해 왔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등이 삼성이 후원한 청소년대회에서 입상하며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삼성은 배드민턴 레슬링 탁구 등 11개 종목, 19개 스포츠팀을 운영하고 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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