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TV시장 1위’ LG 마나우스 공장이 잘나가는 이유는?

  • Array
  • 입력 2011년 1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아마존 강처럼… 논스톱 라인 도입 적중”

브라질 마나우스에 위치한 LG전자 생산라인에서 현지 노동자들이 모니터를 조립하고 있다. LG전자의 브라질 내 브랜드 선호도는 74.2%에 이른다. 사진 제공 LG전자
브라질 마나우스에 위치한 LG전자 생산라인에서 현지 노동자들이 모니터를 조립하고 있다. LG전자의 브라질 내 브랜드 선호도는 74.2%에 이른다. 사진 제공 LG전자
브라질 아마존 강이 흐르는 밀림의 한가운데에 마나우스라는 도시가 있다.

밀림으로 둘러싸여 범죄를 저질러도 도망칠 방법이 없어 브라질에서 가장 범죄율이 낮은 곳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지난해 매출액이 16억 달러(약 1조7900억 원)에 이르는 LG전자의 생산거점이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경쟁사는 포기하고 나왔지만 LG전자는 이곳에서 계속 버티면서 지금은 브라질 TV 시장에서 점유율 30%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나우스에서 생산된 LG전자의 TV, 에어컨 등의 90%는 브라질 내수시장에서 판매된다.

한국에서 보면 지구의 반대편이고 밀림의 한가운데. 남미인들의 낙천적인 성격 때문에 생산효율성이 그다지 높을 것 같지 않은데도 LG전자 마나우스법인이 선전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효율성이 높은 생산현장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흐름생산 방식이다. 흐름생산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일반 컨베이어라인과 달리 라인을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가도록 해 작업자가 필요하면 옆으로 이동하면서 작업을 하는 방식을 말한다. 라인이 멈춤 없이 진행돼 제품 간 공정 간격이 균일하고 1개 제품의 전체 공정시간이 짧아져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마나우스 공장은 자동차 냉장고와 같은 대형제품 생산에 주로 적용되던 흐름생산 방식을 도입해 6, 7초에 한 대꼴로 TV를 생산하고 있다.

현장의 아이디어를 채용한 기능검사 자동화도 한몫을 하고 있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일일이 리모컨을 눌러 TV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검사했는데 이 경우 작업자는 TV 뒤쪽을 보고 있는 반면 리모컨 신호 수신부는 TV 앞쪽에 있어 별도의 검사인력이 필요하거나 불필요한 공정시간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마나우스법인은 작업대 앞쪽에 리모컨 신호를 반사하는 거울을 설치하고 검사항목에 맞춰 리모컨 신호를 프로그램화해 TV가 기능검사 구간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검사가 진행되게 했다.

또 마나우스 공장은 한 라인에서 한 가지 제품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크기의 TV를 생산하고 있다. 각 제품에 부착된 바코드를 자동으로 인식해 기존에 생산하던 제품과 다른 크기의 제품이 라인에 흐르면 라인 전체가 해당 모델 생산 시스템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덕분에 모델 체인지 시간을 단 10초로 단축했다.

김기종 LG전자 마나우스법인장(전무)은 세금 감면 혜택도 도움을 줬다고 했다. 마나우스는 현재 ‘마나우스 프리 존’으로 지정돼 이곳에 입주한 기업은 브라질 정부로부터 수입세 공업세 등에서 최대 100%의 세금 감면을 받고 있다. 브라질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과 달리 외국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해서는 막대한 관세가 부과돼 제조업체는 브라질 현지에 진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LG전자의 브라질 내 브랜드 선호도는 74.2%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전무는 “올해 마나우스법인의 매출액 목표는 20억 달러”라며 “앞으로 브라질에서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진행되는 만큼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나우스=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