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술로 ‘유럽위기’ 넘어 순항”

  • Array
  • 입력 2011년 1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 노르웨이 STX유럽 해양플랜트 건설현장 가보니

STX OSV의 얀 엠블렘스바크 전무가 노르웨이 쇠비크네스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PSV 06 LNG’선을 안내하고 있다.쇠비크네스=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STX OSV의 얀 엠블렘스바크 전무가 노르웨이 쇠비크네스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PSV 06 LNG’선을 안내하고 있다.쇠비크네스=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차창 밖으로 새하얀 눈이 덮인 해안가 도로의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노르웨이 서부의 해안도시 올레순으로부터 40여 분간 간간이 인가가 보이는 대자연의 길을 달리니 쇠비크네스라는 마을이 나타났고 곧 STX라고 적힌 깃발이 휘날리는 건물이 보였다. 2010년 12월 16일 찾아간 STX유럽의 해양작업지원선(OSV) 조선소인 노르웨이 쇠비크네스 야드다.

STX OSV는 쇄빙선, 특수선, 오프쇼어(해상) 플랜트 등에 특화된 회사로 STX유럽의 OSV(해양작업지원선) 사업부문이 분리해 새로 출범했으며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이곳을 안내한 쇠비크네스 야드의 총책임자인 얀 엠블렘스바크 전무는 “최근 몇 년 사이 아커야즈에서 STX유럽으로, 다시 STX OSV로 법인은 몇 차례 바뀌었지만 영업은 평상시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곳 야드는 1936년부터 어선을 건조했던 곳이고, 현재는 근로자 350여 명이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드에서는 ‘PSV 06 LNG’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PSV 06 LNG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원료로 하는 수송선으로 원료가 되는 LNG를 갑판 아래에 설치하는 STX OSV만의 독특한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로이 라이테 STX OSV 사장은 “STX OSV는 특수선 틈새시장을 겨냥한 회사”라며 “올레순에서는 100년 전부터 북극해의 고래잡이 어선을 만들었으며 이후로도 쇄빙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조선업이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1940년대 만들어진 이 조선소는 2004년 아커야즈에 넘어갔다가 2008년 STX그룹에 인수됐다.

9년간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라이테 사장은 “한국은 철강 기술이 강하고 STX엔진은 엔진 기술을 갖춰 시너지 효과를 내며 선박 작업을 할 수 있다”며 “또 석유와 가스 같은 시장 지식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STX OSV는 건강하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기 위한 HSE(Health and Safety Environment Standard) 개선에도 집중하고 있다. 부상이나 질병으로 인한 병가 일수는 1999년에는 1인당 10일이 넘었지만 2010년에는 2.8일까지 낮아졌다. 엠블렘스바크 전무는 “모기업인 STX가 근로환경 개선에 신경을 무척 쓰고 있다”며 “하청업체 근로자 가운데는 알코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2008년부터 무작위로 알코올농도 검사를 하는 등 사고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방문한 오슬로의 STX유럽 본사도 활기가 넘쳤다. 한스 외르겐 비브스타트 재무담당 전무는 “STX가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기보다는 현지 여건을 최대한 이해하고 서로의 장점을 발휘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아시아의 회사가 처음 들어온다고 할 때 일부 직원의 우려도 있었지만 이제는 직원 대부분이 ‘STX’란 이름을 자랑스러워한다고 전했다.

비브스타트 전무는 “STX가 단기성과 위주의 경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함께 발전하겠다는 비전을 보여줘 믿음을 얻고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STX유럽의 주 사업분야인 크루즈선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STX유럽은 핀란드와 프랑스의 조선소에서 크루즈선을 건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크루즈선 유지 보수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오슬로·쇠비크네스=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