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이 저축은행장 사관학교 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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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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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국내 저축은행은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여파로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계속되는 위기 상황 속에서 저축은행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능력 있는 최고경영자(CEO) 영입에 나선 가운데 씨티은행 출신 저축은행장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만 3명의 씨티은행 출신이 저축은행장으로 입성한 것을 비롯해 무려 7명의 저축은행장이 씨티 출신이다.

올해 새로 교체된 씨티은행 출신 저축은행장은 8월에 W저축은행장으로 선임된 김국종 행장, 9월 모아저축은행에서 솔로몬저축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신길우 행장, 10월 융창저축은행장에 영입된 김종태 행장 등 3명이다. 저축은행 전체를 살펴보면 2009년 9월에 선임된 현대스위스Ⅳ 이길영 행장, 2009년 9월 인천저축은행에 영입된 이영찬 행장, 2009년 5월에 SC저축은행에 선임된 강명주 행장, 2006년 6월에 취임한 국제저축은행 박기권 행장 등이 포진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은행 출신 은행장들이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이면서 씨티 출신 금융인에 대한 저축은행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씨티가 저축은행장을 육성하는 사관학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씨티은행 출신이 주목받는 것은 과거 외국계 은행으로서 해외 은행의 선진금융기법을 한국 시스템에 앞장서 도입하는 역할을 했던 씨티의 저력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씨티은행이 한미은행 시절부터 미국의 여신심사제도를 도입하면서 국내 실정에 맞게 접목해 국내 은행권에 글로벌 리스크 관리기법을 전달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특히 탁월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실제로 경영역량이 입증되면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씨티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소매금융’ 전문가로 정평이 난 신길우 행장은 모아저축은행장으로 있으면서 리스크 관리능력을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아저축은행은 2009년 2월 신 행장을 영입하고 영업전략을 재정비해 금융위기를 무난히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6월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9.5%에 당기순이익 140여억 원을 기록했다. 강명주 행장은 SC저축은행을 맡아 6월 말 기준 700억 원대의 영업수익을 올리며 흑자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해 금융권 여성 CEO의 저력을 입증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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