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M&A목적은 피인수 기업 핵심인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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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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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인사컨설팅사 타워스왓슨社 왓킨스 아태지역 대표
“재무부서보다는 인사부서에서 주도해야”

개빈 왓킨스 타워스왓슨 아시아태평양 인터내셔널 컨설팅 대표는 “M&A 성과를 극대화하고 피인수 기업 직원들의 반발이나 이탈을 무마하기 위해서라도 인사 부서가 M&A 준비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석 기자 oneday@donga.com
개빈 왓킨스 타워스왓슨 아시아태평양 인터내셔널 컨설팅 대표는 “M&A 성과를 극대화하고 피인수 기업 직원들의 반발이나 이탈을 무마하기 위해서라도 인사 부서가 M&A 준비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석 기자 oneday@donga.com
“재무부서가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면 피인수 기업의 핵심 인재 확보 및 유지가 어려워집니다. M&A 과정에서 인사부서가 좀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인사조직 컨설팅사 타워스왓슨의 개빈 왓킨스 아시아태평양 인터내셔널 컨설팅부문 대표가 한국 기업에 던진 충고다. 왓킨스 대표는 지난 22년간 다수의 다국적 기업들에 M&A 및 사후관리 관련 컨설팅을 제공해 왔다. 그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의 인터뷰에서 M&A 과정에서 인사부서의 역할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사부서가 M&A 작업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신기술 확보가 중요한 제약업계 M&A 등을 제외하면 피인수 기업의 핵심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retention)해야 당초 기대했던 M&A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회사를 싼값에 샀다고 해도 피인수 회사의 핵심 인재가 그만둔다면 그 회사가 과거의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많은 아시아 기업은 M&A를 할 때 인사부서 사람들을 초기 과정부터 참여시키지 않습니다. 모 회사의 재무부서는 보안 등을 이유로 인사부서에 1주일 전에 인수 사실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막대한 돈이 오가는 M&A의 특성상 재무부서가 더 많은 권한을 쥘 수는 있습니다만 이런 일방적 지시는 합병회사의 전체 경쟁력을 떨어뜨릴 뿐입니다.”

―피인수 기업의 핵심 인재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부터 인식해야 합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건 돈이나 보너스 같은 딱딱한(hard) 요인보다 동료와의 관계나 사무실 인테리어 같은 부드러운(soft) 요인일 때가 많습니다. 인수 회사의 방식을 차용해 M&A 직후 성급하게 직급 및 업무보고 체계 변경 등을 단행하면 보너스를 더 많이 준다고 해도 사람들이 떠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변화를 상당히 꺼리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적정 가격 지불보다 ‘합병 후 통합(PMI·Post Merger Integration)’이 M&A의 성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PMI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입니까.

“억지로 통합하지 않으려는 시도입니다. 큰 회사가 작은 회사를 인수할 때는 작은 회사의 주요 인물만 잡아두면 되지만 비슷한 규모의 회사가 다른 문화를 지닌 회사와 만나면 충돌이 불가피합니다. 이는 규모는 비슷하지만 기업 문화가 대조적인 두 회사가 합병했을 때 특히 중요합니다. 불가피한 충돌을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생각하지 않고 반드시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라고 생각하면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최고경영자(CEO)는 1명이더라도 부사장 두 명에게 각각의 회사를 맡겨 사실상 다른 회사처럼 운용하는 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M&A를 추진할 때 CEO의 가장 큰 임무는 무엇입니까.

“내부적 일관성(internal consistency)을 유지해야 합니다. M&A를 추진할 때 외부에서는 ‘A회사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도 회사 내부에서는 ‘당장 계획안을 마련해오라’는 식으로 행동하는 경영자가 많습니다. 대외적으로든 대내적으로든 CEO는 하나의 메시지를 꾸준히 던져야만 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9호 (2010년 11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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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수익 극대화할 수 있는 가격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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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료장비 제조업체는 6∼18개월 간격으로 주력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버전의 신제품을 내놨다. 새 제품이 나오면 기존 제품보다 일괄적으로 몇 퍼센트 가격을 올렸다. 혁신적인 기능 개선이 이뤄져도 이런 식의 가격 정책을 고수했다. 소비자들이 기존 제품에서 신제품으로 쉽게 이전하도록 가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기존 제품은 가격을 20∼40% 크게 내려 장기간에 걸쳐 판매했다. 신제품을 구입할 여력이 없는 소비자에게 저렴한 대체재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기존 제품의 할인 판매로 신제품 값도 추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소비자들은 기존 제품과 신제품이 창출하는 가치에 큰 변화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이 회사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수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모든 제품 라인의 평균 가격이 해마다 떨어지는 문제에 직면했다. 회사가 자기 혁신을 할수록 성과가 하락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문제는 가격 전략에 있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장기적 관점에서 제품의 수명주기까지 고려한 새로운 가격 전략 솔루션을 소개한다.



‘결정적 순간’에 강한 기업이 장수한다

▼ 경영거장 탐구


한 기업이 오랜 기간 생존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불과 10년 남짓이다. 특히 80%에 가까운 기업들이 창업 후 30년 이내에 사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100년, 200년을 생존할까.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우량기업일까? 학계의 엄밀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성과와 생존은 거의 상관관계가 없다. 심지어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도 있다. 이는 분석의 단위를 개인으로 바꿔도 비슷하다. 높은 성과를 내고 좋은 인사고과 점수를 받는 사람이 높은 직위로 승진하느냐의 문제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난다. 궁극적으로 최고위직으로의 승진 여부는 그 이전까지의 성과, 즉 인사고과와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일상적 성과가 장기 생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기회나 위기와 같은 ‘결정적 순간(critical moment)’의 성과는 기업의 장기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장수기업은 결정적 순간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기업의 수명을 늘렸다. 인사고과가 뛰어난 인재가 어느 순간 갑자기 몰락하거나 평범한 사람이 결정적 순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롱런하는 이유다. 결정적 순간에 대한 통찰을 통해 ‘장수기업’의 비결을 소개한다.



무너진 갱도에서 피어난 영적 리더십

▼ Lessons from the Past


얼마 전 칠레 산호세 광산에서 광원 33명이 무너진 갱도에 갇혔다가 사고 69일 만에 무사히 구출됐다. 매몰된 광원들의 극적인 귀환은 칠레는 물론 세계를 흥분시켰다. 광원들은 암흑 속 지하 갱도에서 처음 17일간 48시간마다 비스킷과 두 스푼 분량의 참치로 연명했다. 일부 광원은 자신이 굶어 죽으면 다른 광원들에게 먹힐 것을 두려워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구출된 광원들은 이처럼 극한의 상황에서 생명을 부지한 사람답지 않게 건강하고 활기가 있었다. 이들은 어떻게 지하 갱도의 암흑 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이는 극한 상황 속에서 행정리더, 보건리더, 영적리더 등 3가지 다른 역할을 지닌 리더십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덕분이다. 현대 비즈니스 리더들은 행정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친다. 하지만 현대 기업 현장에서는 이윤 추구 등 세속적 이슈를 떠나 높은 수준의 가치에 대한 신념을 실천하고 확산시키는 영적리더십이 절실하다. 조직원들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목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이끈 영적 리더십의 요체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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