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잃어버린 일자리 녹색산업서 다시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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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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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지난달 21일 가동을 시작한 충북 음성군 태양전지 모듈 3공장에서 한직원이 완성된 모듈판을 보며 금이 가거나 기포가 생기지 않았는지 검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21일 가동을 시작한 충북 음성군 태양전지 모듈 3공장에서 한직원이 완성된 모듈판을 보며 금이 가거나 기포가 생기지 않았는지 검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직원은 2000년 2만6343명에서 2010년 2만5834명으로 10년 사이 509명 줄었다. 인원이 가장 크게 준 사업부는 선박 제조로, 설비 자동화와 공법 개선에 따른 것이다. 반면 2005년 시작한 태양광 에너지 부문에서는 현재 650명, 올해 말까진 800명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진다. 전통 제조업에서 잃어버린 일자리를 녹색 에너지 사업을 통해 살려낸 셈이다.

○ 증설 모듈공장 150명 일자리 창출

현대중공업은 충북 음성군 태양광 사업단지에 태양전지 모듈 3공장을 최근 완공하고 지난달 21일부터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5일 이곳을 찾았을 때 약 40명의 신규 직원이 투입돼 작업 중이었다. 모서리에 섀시가 덧입혀진 모듈을 라인 양쪽에 두 사람이 서서 작은 망치로 ‘땅땅’ 두드려가며 마무리했다.

이처럼 모듈에 케이스를 입히는 작업이나 모듈에 기포(공기방울)가 생기진 않았는지 검사하는 작업, 모듈 성능 시험 후 결과가 찍혀 나온 라벨을 모듈 바닥에 붙이는 작업 등에 인력이 투입된다. 송석현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 솔라에너지부 부장은 “로봇이 해도 되는 일이지만 로봇 제작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사람이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이면 이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150여 명이 될 것이라고 송 부장은 덧붙였다.

○ 2012년 신재생 에너지 고용 2300명

현대중공업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를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정하고,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녹색에너지 사업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고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녹색성장 분과에 참여해 녹색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말까지 태양전지모듈 생산 1GW(기가와트)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모듈 3공장이 100% 가동되면 460MW(메가와트) 생산이 가능한데, 내년에 모듈 4공장을 새로 지어 연말까지 합계 600MW 체제를 구축하고 2012년에는 1GW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일자리도 그만큼 많아진다. 회사 측은 2011년 1100명, 2012년 1800명을 고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전북 군산시 풍력공장에서도 현재 100명이 일하고 있는데, 2012년에는 총 500명이 채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과 풍력사업에 2012년 말 총 2300명이 고용되는 셈이다. 여기에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박막태양전지 공장도 지을 예정이어서 상당한 규모의 고용이 추가로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 신재생 에너지 고급두뇌 수요 넘쳐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 사업도 제조업이어서 ‘결국은 설비 자동화나 인건비가 싼 인도 등으로 공장이 이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에 대해 송 부장은 “시설과 장비 업그레이드가 빨라 직원을 수시로 교육해야 하는데 언어가 다르면 곤란하다”며 “외국으로 공장이 나갈지도 모른다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신규 직원은 이론교육과 전체 공정 실습, 장비 심화 과정 등으로 1개월 반 정도 교육을 해야 하고 기존 직원은 새 장비가 들어올 때마다 약 1개월간 교육한다. 송 부장은 “좀 더 전문적인 인력을 키우려면 태양전지와 모듈의 제조 공정, 풍력발전기 구동원리 이외 생산설비 유지·보수능력도 키워야 하기 때문에 5개월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가 된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고급 두뇌의 수요는 폭발적이다. 고급 두뇌의 경우 공급이 부족한 것이 더 문제였다. 송 부장은 “태양광 에너지 경쟁력은 더 효율 좋은 모듈을 더 싸게 공급하는 데서 온다”며 “이를 위해 전 세계 업체가 치열하게 연구개발(R&D)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은 태양광 전문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 LG전자, 효성 등 후발주자들이 현대중공업 소속 전문인력을 스카우트해 가는 이른바 ‘연구개발 인력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 대비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음성=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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