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달러… 30년 채권 붐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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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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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 빌 그로스 선언
“수익률 제로 시대 준비해야
나도 주식비중 늘리고 있다”

‘채권왕’ 빌 그로스(사진)는 2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채권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른바 ‘양적완화’ 정책은 지난 30년간 이어져온 채권 붐의 종식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FRB가 다음 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적완화 정책은 경기부양 효과는 별로 없겠지만 채권 수익률을 제로에 가깝게 떨어뜨리는 효과만은 분명히 나타나리라는 것이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사인 핌코를 운용하는 그로스는 이날 핌코 웹사이트에 올린 자신의 11월 시장전망 보고서에서 “양적완화로 풀리는 돈은 결코 채권 투자자의 친구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로스는 “처음에는 유동성 공급이 채권 값을 올려서 채권 투자가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종국적으로는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없는 막다른 국면에 직면할 것”이라며 “FRB의 양적완화가 30년 채권시장 호황에 마침표를 찍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채권 수익률이 0%가 되는 정점 뒤에 남는 것은 물가가 오르고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채권 투자자들은 ‘제로’ 수익률과 실질적인 마이너스 금리가 불가피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면서 핌코가 채권 비율을 줄이는 대신 주식 등의 비중을 늘려왔음을 상기시켰다. 핌코 사이트에 따르면 2520억 달러의 운용 자금 가운데 미 국채 투자율은 8월 36%에서 9월 33%로 낮아졌다.

그로스는 FRB의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미국은 FRB의 일부 이사까지 공개적으로 우려하는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돈을 더 풀어도 대출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벤 버냉키 FRB 의장은 달리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FRB의 양적완화 규모가 시장의 예상보다 작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FRB의 양적완화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작은 수천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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