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방만한 신의직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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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1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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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국은행. 동아일보 자료사진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는 한은 임직원에 대한 과도한 급여와 복지, 방만한 경영 문제 등이 집중 포화를 맞았다.

우선 제기된 문제는 급여와 복지 수준. 한은 임직원은 급여와 복지 외에 거주나해외 학술연수 등에서도 다른 기관과 비교해 파격적인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지난해 4급 직원(과장급)의 연봉이 최고 1억1087만원에 달했으며, 1급은 1억4916만원을 지급받았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한은 과장급은 30대에 해당한다.

이 의원은 "그럼에도 한은은 397억원을 들여 임대주택을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뿐 아니라 별도로 주택자금을 개인당 5000만원까지 대출해 준다"며 "억대 연봉을 받는 직원에게 주택자금과 생활안정자금까지 대여하는 것은 과도한 혜택"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일부 50대 직원이 여태 4급에 머무른 탓에 호봉이 쌓여 억대연봉으로 부각됐다"며 "실제 억대 연봉이 가능해지는 것은 40대부터"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한은이 화폐 정사(수납 화폐 정리 및 위변조 색출)를 내부 직원의 수작업에 의존하다 보니 단순반복 업무를 하는 6급 직원 102명(평균 근속연수 27년7개월)의 연봉이 6350만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종걸 의원은 "한은은 본부와 지역본부 및 해외 사무소에 무기명 골프회원권 8개(시가 53억2000만원 상당)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총재와 금통위원 등이 사용하는 것인데, 누가 회원권을 사용해 골프를 쳤는지 기록도 남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중수 총재의 연봉은 3억3760만원, 이주열 부총재 등 다른 금통위원 5명은 3억1270만원씩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김 총재의 경우 취임 이후 아직 골프를 치지 않았다"며 "한 달이 지나면 폐기되는 회원권 사용 기록의 보존 기한이 너무 짧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지난 7월부터 1년으로 늘렸다"고 해명했다.

예산 낭비와 관행적인 수의계약 문제도 의원들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한은이 2006년 이후 불필요한 예산 집행으로 324억4000만원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청원경찰과 운전기사 내부직원 채용 211억3000만원 ▲임차사택 지원금 무상지급에 따른 이자손실 56억7000만원 ▲법정휴가가 아닌 유급휴가(자기계발휴가) 운영에 따른 손실 45억4000만원 ▲법정기준 초과 노조전임자 급여 8억9000만원 ▲장기 학술연수 파견 직원에 대한 연차보상금 지급 2억1000만원 등을 주요 예산낭비 사례로 꼽았다.

이 의원은 "올해 사내복지기금의 1인당 복리후생비 지원액은 456만원(연간 환산추정)으로 작년 281만원에서 1인당 175만원 늘어났다"며 "선택적 복리후생비인 복지포인트는 전년대비 130.7%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권경석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2007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체결한 1106건의 계약 중 71.6%인 792건이 수의계약 형태로 체결됐다.

권 의원은 "올해 체결한 계약 228건 중 수의계약은 66.7%인 152건이며, 7개의 지방본부는 100%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은 퇴직자 모임인 행우회에서 전액 출자한 서원기업과의 수의계약이 작년 감사원과 국회로부터 지적을 받았지만, 한은은 올해 또다시 주차관리, 청소 용역 및 인쇄계약 등 모두 5억7000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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