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집트原電 수주, 가격이 결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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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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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시드 무역산업 장관, 한국 기술력에 신뢰 표시

이집트 산업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라시드 모하메드 라시드 장관.
이집트 산업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라시드 모하메드 라시드 장관.
“가격을 밝힌다면 수주 여부를 말해주겠다(If you tell me the price, I'll tell you).”(라시드 모하메드 라시드 이집트 무역산업·투자부 장관)

라시드 장관이 12일(현지 시간) 산업부 청사에서 이집트투자청 초청으로 현지를 찾은 8개국 20여 명의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이집트 원전 수주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다가오는 국제경쟁 입찰에서 가격 경쟁력이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란 점을 시사한 것.

2025년까지 총 4기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인 이집트는 다음 달 1기 공사에 대한 국제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당 건설비용은 약 40억 달러 규모. 입찰에는 한국전력을 비롯해 프랑스 아레바,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 글로벌 강자가 대거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중국도 대규모 파이낸싱 제공을 전제로 참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시드 장관은 “현재 호주의 윌리 파슨스사(社)부터 최적의 원전 파트너를 찾기 위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며 “한국 원전이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에 성공한 데 이어 터키와도 막바지 수주 협상 중인 것을 잘 안다”고 말해 한국 원전의 기술력에 대해 신뢰감을 표시했다.

이집트는 2020년까지 에너지의 20%를 신재생 방식을 통해 얻는다는 공격적인 에너지 수급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집트 역사상 최초로 세워질 이번 원전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라시드 장관은 “최근 몇 년간 이집트는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4∼7%대의 경제성장을 달성해 왔다”며 “특히 에너지의 경우 매년 7% 이상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등 관련 분야의 빠른 성장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집트 정부는 종전까지 정부가 주도해 온 발전시장을 해외기업을 포함한 민간에 완전히 개방한 바 있다.

이날 라시드 장관은 이집트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두 가지 도전과제로 ‘인재 계발’과 ‘인프라 정비’를 꼽고, 에너지 분야 외에도 물, 교통 및 의료, 교육 분야 투자가 전도유망하다고 말했다. 이집트 정부는 현재 카이로와 북이집트, 알렉산드리아와 카이로 지방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도 검토 중으로, 이와 관련해 최근 현대로템 부회장은 이집트를 방문해 교통부 장관과 면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90km 정도 떨어진 쿠라이마트 사막지역에 건설 중인 태양열 발전소의 모습. 최근 원자력, 태양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개발 중인 이집트 정부는 이 태양열 발전소를 통해 연간 전력수요의 4%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쿠라이마트=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이집트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90km 정도 떨어진 쿠라이마트 사막지역에 건설 중인 태양열 발전소의 모습. 최근 원자력, 태양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개발 중인 이집트 정부는 이 태양열 발전소를 통해 연간 전력수요의 4%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쿠라이마트=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그러나 라시드 장관은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차원의 투자 기회엔 아직 한국 기업들이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이 분야에 한국기업이 더 많이 투자하고 진출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집트 투자청은 12, 13일 양일에 걸쳐 현지에 건설·가동 중인 ‘쿠라이마트 태양열 발전소’와 ‘자파라나 풍력 발전소’ 현장을 공개했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쿠라이마트 발전소는 이집트 사막에 내리쬐는 393도의 태양열을 활용해 2만2000여 이집트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자파라나 풍력발전소는 초당 풍속이 10.8m에 이르는 이집트 걸프 만 지역 바람을 이용한 곳으로, 지난 한 해 동안 700기의 풍력발전기를 통해 5억5300만 kwh의 전기를 생산해 냈다. 자파라나 발전소 관계자는 “이를 통해 12만6000t의 화석연료 소비와 31만12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였다”며 “이렇게 확보한 신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는 앞으로 유럽 등 인근 국가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카이로·쿠라이마트·자파라나=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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