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느려도 황소걸음… 해외채권형 펀드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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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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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 유출속 5000억 넘게 유입…1년수익률 19%로 주식형 앞서
증시영향 적은 안전투자처 확인

세계 각국의 국채와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해외채권형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올 들어 국내 및 해외주식형펀드에서 잇따라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과는 영 딴판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형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해외채권형펀드는 올 들어 국내채권형펀드와 국내외 주식형펀드를 압도하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 해외채권형 펀드로 5000억 원 이상 순유입

올 들어 이달 19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및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15조3646억 원이 빠져나간 반면 채권형펀드로는 3조5347억 원이 들어왔다.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경기 둔화 조짐을 나타내는 지표가 쏟아지면서 채권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8월에만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 1조4000억 원 이상이 이탈한 반면 채권형펀드로 6620억 원이 흘러들어왔다.

특히 해외채권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해외채권형펀드로 5260억 원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올해 초 6839억 원이던 순자산은 19일 현재 1조2858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해외채권형펀드 중에서도 국내채권을 포함해 주요 선진국 및 신흥국 채권, 글로벌 기업 회사채에 분산투자하는 ‘글로벌 채권형펀드’(458억 원 유입)와 신흥국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신흥국 채권형펀드’(685억 원 유입)가 이달에 주로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반면 고수익 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하이일드채권형펀드에서는 708억 원이 빠져나갔다. 허준혁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채권운용팀장은 “글로벌 채권형펀드는 주식시장의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다”며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안정적 투자수단”이라고 말했다.

펀드별로는 ‘AB글로벌고수익 채권형펀드’가 올 들어 가장 많은 2687억 원이 몰렸고 피델리티자산운용이 5월 선보인 ‘피델리티이머징마켓 채권형펀드’는 3개월 만에 설정액 1000억 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 글로벌다이나믹 채권형펀드’도 올 들어 623억 원이 순유입됐다.

○ 해외채권형펀드 수익률 약 9%로 펀드 가운데 으뜸

해외채권형펀드의 성적도 눈부시다. 연초 이후 해외채권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8.98%로 국내주식형펀드(5.36%), 국내채권형펀드(4.62%), 해외주식형펀드(―1.58%)를 앞서고 있다. 1년 수익률도 19.79%로 국내주식형펀드(17.41%)를 웃돈다.

해외채권형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돼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서 국채금리 하락세(국채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 특히 탄탄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선진국보다 앞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 신흥국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앞세우며 채권 투자 메리트를 키우고 있다.

앞으로 달러 약세에 따른 신흥국의 통화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 표시 채권 투자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신흥국 채권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는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 선호가 늘면서 채권형펀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신흥국 채권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채권형펀드는 해외펀드의 비과세 혜택이 끝났으며 해당 국가의 경기 상황이나 환율 변동에 따라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앞으로 원화 강세가 예상되므로 해외채권형펀드에 투자할 때는 환헤지를 하는 게 좋다는 지적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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